내년 디스플레이 장비시장 전망 '하향'…"中 불황 때문"
DSCC, 내년 장비시장 203억달러→160억달러…21% 낮춰
LCD 불황 때문…中기업들 양산 '늦추고' 투자 '줄이고'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내년에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전망이 하향조정되며 200억달러를 밑돌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부정적인 시장 전망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과잉에 따른 중국 업체들의 투자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0일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규모는 160억달러(약 19조4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시장 규모 예상치 137억달러 대비 17%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DSCC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은 2017년에 234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207억달러, 2019년 137억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DSCC는 2020년에는 2년간의 하락세를 딛고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앞서 지난 3분기와 비교해 시장 전망이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DSCC가 '2019년 3분기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보고서'를 발표했을 당시 2020년 시장 규모는 203억달러로 올해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LCD 부문이 100억달러, OLED가 100억달러로 투자 비중은 '50 대 50' 수준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4개월여만인 12월에 DSCC는 '4분기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을 규모가 16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분기 당시 전망과 비교할 경우 21% 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DSCC 측은 "LCD 시장에서 팹 건설 취소와 다운사이징(downsizing)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DSCC에 따르면 하향 조정된 내년도 글로벌 장비시장에서 LCD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6억달러에 그쳐 당초 전망 대비 45% 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LCD 장비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제조사들의 관련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업체들의 10.5세대 팹 가동에 따른 공급과잉이 지속되며 LCD 패널 가격이 현금원가에도 못 미칠 정도로 급락해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팹 가동을 중단하거나 OLED로 전환투자하는 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LCD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SDP(사카이 디스플레이)는 당초 지난 9월로 예정했던 10.5세대 LCD 팹 양산 시기를 내년 4월로 연기했다. SDP는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을 보유한 대만 홍하이정밀그룹 산하 기업으로 2016년 일본 샤프를 인수한 뒤 2017년에 새롭게 출범한 곳이다.
홍하이그룹은 2017년에 당시 610억위안(약 10조2000억원)을 들여 10.5세대 LCD 팹을 건설했으나, 최근 들어 디스플레이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며 결국 양산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1위이자 세계 1위 LCD 생산업체인 BOE도 내년부터 LCD 부문 투자를 줄일 계획이다.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BOE의 천옌순(陳炎順·Chen Yanshun) 회장은 지난 11월 "현재 LCD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BOE는 LCD 분야의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LCD 패널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에서 관련 투자가 줄어들며 LCD 장비 시장 규모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DSCC는 2021년에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98억달러로 전년 대비 39% 감소하며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중에서 LCD 부문은 27억달러로 전년 대비 53% 급감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후에 LCD 장비 시장 규모는 2022년 6억달러로 79% 감소한 뒤 2023년에 5억달러로 18% 줄어들 것이라고 DSCC는 전망했다. 그러다가 2024년에는 전세계 LCD 장비 투자가 완전히 종료되며 이 기간에 OLED 분야 장비 시장은 9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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