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을 현실로"…도전이 만든 삼성전자의 50년史
[삼성전자 50주년①]韓 1위기업…세계 브랜드 가치 6위
호암 '도쿄 선언' 이건희 '신경영 선언'…성장의 밑거름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1일 '50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50년 전 회사를 설립한 호암(湖巖) 이병철 선대회장을 포함해 직원이 36명뿐이던 당시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는 현재 국내에서만 10만5000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한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커진 외형만큼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높아졌다. 1972년 3억원에도 못 미쳤던 삼성전자의 해외 수출액은 지난해 약 154조원으로 61만배 이상 늘었다.
매출액은 1999년 32조원에서 지난해 243조7700억원으로 7.6배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2018년 영업이익은 약 59조원인데 이는 지난해 국방부 연간 예산(43조1581억원)보다 크고 보건복지부(63조1554억원)보다는 약간 적은 규모다.
'삼성전자'라는 브랜드 4글자가 갖는 가치는 1999년 31억달러로 전세계 100위에도 못 드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611억달러로 아시아 기업 중 1위, 글로벌에선 6위를 차지했다.
50년 전 아시아의 변방이자 전자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시작된 삼성전자의 도전은 반세기가 흘러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기업이자 글로벌 '리딩 정보통신기업(ICT)'의 여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역사가 글로벌 전자산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결정적 배경은 1983년 2월 메모리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이병철 선대회장의 이른바 '도쿄 선언'이 기폭제 역할을 한 덕분이다.
당시 주위에서 '무모한 도전'이라고 뜯어말렸지만 선대회장의 집념으로 시작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그해 세계 3번째 64K D램 개발 성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지 10년이 채 되기도 전인 1992년에는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며 일본, 유럽, 미국 등 기존 반도체 강국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27년간 삼성전자는 단 한차례도 D램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여전히 '반도체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2002년부터는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도 1위에 오르면서 17년째 메모리 선두기업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선대회장의 '도쿄 선언'이 삼성전자의 집념을 일깨웠다면 이건희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은 삼성 구성원들이 혁신과 도전의 DNA로 중무장하게끔 만들었다. 당시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해외 주재원과 가진 경영회의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라"며 폭탄선언을 했다.
선두 기업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Follower)'가 아니라 강도높은 혁신을 통해 시장을 이끄는 '퍼스트 무버(First-Mover)'가 돼야 한다는 질책이자 주문인 셈이다.
이듬해 삼성전자는 국민 휴대폰으로 불린 '애니콜(Anycall)'을 출시했다. 애니콜의 성공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든 이후 삼성전자가 2012년부터 7년 연속 휴대폰 판매 세계 1위를 유지하는데 일등공신이 된 '갤럭시S' 신화의 밑바탕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2006년 삼성전자가 '보르도 TV'를 앞세워 전자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세계 TV 시장 1위를 달성한 것은 글로벌 전자산업 역사에서도 회자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현재 삼성전자는 '오너 3세'인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자리를 잡았지만 앞에 놓인 도전과 위기는 앞선 반세기 동안보다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이 전세계적 불황으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까지 겹치며 극도의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서는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우수인재 확보와 적기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안팎에서의 각종 사법 리스크도 남아 있어 대외 신인도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추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같은 대내외적 분위기로 인해 이날 수원 디지털시티 본사에서 열리는 기념식 행사도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이 모여 그간의 성과를 축하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수준의 소규모로 열린다.
이제 삼성전자는 '100년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지난해 이 부회장이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점찍은 △AI △5G △바이오 △전장부품을 중심으로 2022년까지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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