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이탈리아 '엑소르' 사외이사 사퇴
- 장은지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인 이탈리아 '엑소르(Exor)'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12일 엑소르에 따르면 지난 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4명이 교체됐다.
엑소르의 존 엘칸 회장은 엑소르 공식홈페이지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이번에 교체된 4명의 이사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들의 현명한 조언이 오늘의 엑소르를 있게 만들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구체적인 이사 교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출국금지에 이어 구속되면서 이사회에 참석하기 힘들게 된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삼성 관계자는 "임기만료에 따른 사의 표명"이라며 "이 부회장에 대한 이사 재선임 권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는 현실적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피아트그룹 창업자의 외손자인 존 엘칸 피아트그룹 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존 엘칸 회장은 지난 2010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회동을 가졌으며, 회동 이후 2년 뒤인 2012년 엘칸 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지주회사 사외이사직을 제안, 그해 5월부터 이 부회장은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사외이사에 재선임됐으며, 지난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전장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정하고 투자기회를 엿보던 이 부회장은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사회에 참석해왔다. 이 부회장은 이사회에 갈 때마다 주요 고객사와 만나며 네트워크를 다졌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출국금지로 지난해 11월 엑소르 이사회에 불참한 데 이어 지난 2월 구속되면서 이번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엑소르는 오는 5월 30일 주주총회를 열어 사외이사 교체 등 주요 안건을 최종 처리할 예정이다.
엑소르는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가 세운 지주회사다. 피아트 그룹은 이탈리아 부호 지오반니 아넬리 가문이 만든 자동차 회사로 여러차례 인수 합병을 통해 회사를 키워 1979년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다. 피아트는 페라리,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차메이커로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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