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반도체공장 가동 앞둔 삼성전자 "평택 내려갈 직원 없나요?"

'인력난'에 신규 채용 인력, 평택에 집중 배치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고덕산업단지내에 삼성반도체평택캠퍼스가 201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2016.11.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평택으로 내려가는 건 아니죠?"

최근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직원들 사이의 안부인사는 이렇게 바뀌었다.

오는 6월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반도체 공장 가동을 앞두고 화성 사업장 직원 사이에서는 혹시나 전근 인사 명령이 내려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확산된 탓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4일 "화성에서는 직원들끼리 안부인사가 '평택으로 내려가는건 아니죠?'가 됐을 정도다"라며 "아무래도 가족들이 있는 직원들은 집이나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평택으로 가길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1차 투자금액만 15조6000억원이 투입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은 3D(3차원)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화성 사업장의 낸드플래시 관련 인력을 평택으로 배치하기 위해 면담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엔지니어들 가운데선 지원자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의 경우 약 30분만 이동하면 서울에 진입할 수 있는 반면 평택은 1시간 이상 소요된다.

삼성 직원들의 심리적 저지선은 사업장이 있는 용인 기흥과 수원, 화성까지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사업장 근처나 분당, 판교, 서울 등에 거주한다. 삼성전자가 각 대학에 게재하는 채용공고 포스터에 '입사자 서울 30분 거리 기흥·화성 근무'를 맨 위에 크게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근무를 선호하는 우수 인재들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서다.

반도체 분야는 아니지만 지난 2015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연구개발(R&D)센터를 완공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가 서울에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우면동 R&D센터에는 1만여명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사업장으로 이동할 엔지니어가 부족함에 따라 신규 채용 인력을 평택공장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 반도체 부문 인력 채용을 늘리기로 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를 통해 평택 사업장의 생산을 조기에 안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신 화성 라인에는 가급적 신규 인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 벌써부터 화성의 D램 라인에서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5일부터 신입사원 지원서를 접수한다.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전자의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평택공장 가동 등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채용규모를 예년보다 늘리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년도 상반기 채용규모인 1800명보다 900명 늘린 2700명을 뽑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e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