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에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 짓는 이유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부지 항공사진(삼성전자 제공)ⓒ News1 2014.10.06/뉴스1 ⓒ News1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부지 항공사진(삼성전자 제공)ⓒ News1 2014.10.06/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올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삼성전자가 15조6000억원을 들여 평택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조성하려는 부지는 총 283만㎡(85.5만평) 규모다. 이 가운데 79만㎡(23.8만평)를 먼저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 상반기에 착공해서 2017년 하반기 완공된다. 삼성전자가 나머지 부지까지 모두 조성하려면 100조원 가량이 투입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심각한 출혈경쟁탓에 한때 '치킨게임'에 비유되며 전체 업황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는 최근들어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이런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 숨죽이고 있던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너도나도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역대 가장 많은 규모인 15조6000억원을 1차 라인 건설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2018년 가동될 계획이던 반도체 신규 라인이 1년 앞당겨지게 됐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반도체 공장을 세워 후발주자들을 따돌리겠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일각의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반도체 공장 건설로)공급과잉을 불러일으킬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램프업(생산량증가) 속도를 조절해 안정적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버티컬 낸드(3D V낸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서 프리미엄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차세대 DDR4 등 모바일 D램도 시장을 창출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메모리 등 반도체 부품은 모바일 시장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지만 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은 지속적으로 글로벌 1위를 꿰차고 있다. 또 시스템LSI도 경쟁력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2분기와 3분기 실적부진은 그동안 전체 매출의 70% 비중에 달했던 IT·모바일(IM) 부문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

김기남 사장은 "올해 반도체 산업은 전체적으로 볼 때 나쁜 해는 아니다"라며 "실적부진은 삼성전자 전체에 대한 것인데, 세트(완제품)와 DS(부품)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연결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잘라말했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삼성전자가 총 100조원을 평택 고덕산단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조성할 부지를 둘러보던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모든 행정이 삼성에 맞춰지는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로 분위기를 띄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평택 경제에 이바지 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16개 반도체 라인을 운영하고 있고 추가로 1개 라인을 더 증설하는데 1983년부터 개발한 기흥사업장에 이어 2000년 투자를 시작한 화성사업장이 물리적으로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수도권에 대규모 반도체 라인을 건설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평택이 유일하다"며 평택을 부지로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해외에 반도체 라인을 설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라인은 인력 운영이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무역 조건이 까다롭거나 현지의 수요가 늘어나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 투자를 멈춘 적이 없어 당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2014.10.06/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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