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빵 공장? 영하에서 만들어진 반죽, 미국까지 수출

오븐에서 스멀스멀 새어나오는 참을 수 없는 빵 냄새의 유혹. 톡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들어갈 것 같은 부드러운 빵 모양.
빵 공장이라면 흔히 이런 상상을 하게 되지만, 지난 23일 실제 가 본 국내 최대의 빵 공장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2004년 완공돼 8년째를 맞은 동양 최대 규모의 생지공장인 파리바게뜨 평택공장에 들어서면 우선 온기보다는 '춥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정별로 차이는 있으나 완성된 빵이 아닌 빵을 굽기 전 단계인 반죽상태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평택공장은 낮은 온도로 유지되는 공간이 많다. 완성된 반죽이 나가기 전 보관되는 냉동창고는 영하 18도를 유지하고 있어 들어서면 몸에 한기가 돌 정도다.
위생을 철저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식품 공장인 만큼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생옷, 마스크, 모자 등을 써야한다. 이물질 유입에 대한 우려가 높은만큼 정백당, 전지분유, 호두, 건포도 등은 원료단계에서부터 금속검출기, 사람의 육안으로 판단하도록하는 이물 선별컨베이어 등을 통과한다.
공장 대부분이 자동화 공정으로 되어 있어 원료들은 기계에 의해 섞이고 반죽된 뒤, 성형을 통해 굽기 직전의 단계까지 완성된다. 언제 어디서든 빵을 굽기 위해서 평택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빵 반죽에는 '휴면생지' 기술이 쓰여진다. 휴면생지 기술은 발효 시작 전 효모활동을 멈추게 한 뒤 필요한 시점에 해동해 발효시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휴면생지 기술로 만들어진 빵 반죽은 1차 발효를 끝내면 영하 30도의 급속냉동기에서 30분동안 냉동된다. 완성된 반죽은 영하18도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각 파리바게뜨 매장으로 배달된다. 매장에서 2차 발효를 거친 뒤 오븐에 구워져야 비로소 휴면생지는 우리가 먹는 빵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휴면생지 기술로 만들어진 빵 반죽은 최대 1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빵 반죽을 다루는 공장이기 때문에 오븐이 쓰이는 곳은 많지 않다. 타르트 등 일부 제품과 빵 반죽이 잘 구워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공간에만 오븐이 있다.
평택공장에서 일하는 800여명의 직원이 만들어내는 빵 반죽은 하루 평균 210톤. 공장 내부는 대부분 자동화가 이뤄져 기계들이 반죽부터 모양을 내는 성형작업까지 다하게 된다. 적은 수의 직원들이 작업과정에 오류가 없는지 간간히 체크만 한다. 사람이 직접 반죽을 만지는 경우는 신제품이나 물량이 많지 않아 자동화가 되지 않은 일부 제품에 국한된다.
평택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반죽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의 상해, 북경과 미국에도 수출되고 있다. 앞으로 알코올, 돼지고기 등의 사용이 안되는 이슬람권 시장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73개)과 미국(18개) 매장 91개만 갖고 있던 파리바게뜨는 현재 해외 매장수가 131개에 이른다. 올해만 40개의 점포가 새로 문을 연 것이다. 베트남과 싱가포르에도 올해 처음 4개의 매장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2020년까지 3000개의 해외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fro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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