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손님 안 오는 배달전문점도 가격표 붙여야…사장님들 "어디에?"
'바가지요금' 잡으려 처분 강화…미게시 땐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 5일
가격표 의무는 기존에도 적용…배달앱·매장 가격 다른 '이중가격'은 별개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매장 손님을 아예 안 받는데 가격표를 붙여놓으면 누가 보는 건가요?
서울 용산구에서 배달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가격표 게시 의무를 확인하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홀 없이 주방만 운영하는 B씨도 "가격표를 꼭 붙여야 하는지 몰랐다"며 "손님이 매장에 들어오지 않는데 어디에 붙여야 하는지도 애매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음식점의 이른바 '바가지요금'을 막기 위해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표시된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업소에 대한 처분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그런데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도 예외가 아닙니다. 고객이 직접 방문하지 않는 영업장이더라도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 등 식품접객업으로 신고했다면 가격표 게시 의무가 적용됩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했습니다. 이번 개정은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바가지요금 근절대책'의 후속 조치입니다.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 식품접객업소는 조리·판매하는 음식의 가격표를 게시하고 표시한 가격대로 요금을 받아야 합니다.
기존에도 가격표 게시 의무는 있었습니다. 이번에 달라진 것은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받게 되는 행정처분입니다.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표시한 가격을 초과해 요금을 받을 경우 기존에는 1차 위반 시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받습니다.
2차 위반은 영업정지 10일, 3차 위반은 영업정지 20일로 강화됐습니다. 기존에는 각각 영업정지 7일과 15일이었습니다.
정부가 성수기와 지역축제 등에서 음식 가격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한 금액보다 비싸게 받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제재 수위를 높인 것입니다.
뜻밖의 반응이 나온 곳은 배달전문점입니다.
가격표 게시 의무가 새롭게 생긴 것은 아니지만 매장을 찾는 고객이 없는 배달전문점 사업자 가운데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배달전문점은 홀 없이 주방만 두고 배달앱 등을 통해 주문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는 배달앱에서 메뉴와 가격을 확인하고 결제하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가격표의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배달전문점 역시 식품접객업소에 해당하면 가격표 게시 의무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행정처분이 첫 위반부터 영업정지로 강화되면서 배달앱 업계도 입점 사업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나섰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공지를 통해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게시한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받은 경우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또 메뉴·가격표가 제대로 게시돼 있는지 확인하고 홀·포장·배달 등 판매 방식별 실제 가격이 표시 내용과 일치하는지 점검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세트나 추가 메뉴, 행사 상품 역시 게시한 가격과 실제 받는 금액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이번 행정처분 강화는 최근 외식업계에서 확산한 '이중가격제'를 금지하는 조치는 아닙니다.
매장에서 1만 원에 판매하는 음식을 배달앱에서는 배달비용 등을 반영해 1만2000원에 판매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이번 규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달앱에서는 소비자가 주문하기 전에 실제 지불할 음식 가격을 확인할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 역시 해당 매장에서 적용되는 가격을 제대로 게시하면 된다는 게 식약처 설명입니다.
핵심은 온·오프라인 가격을 반드시 똑같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 지불해야 하는 가격을 사전에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격표 게시 의무 자체는 새로운 규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위반 시 처분이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로 크게 강화되면서 그동안 오프라인 가격표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배달전문점까지 다시 가격표를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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