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들인 농심 첫 수출공장 내달 가동…'K라면 영토' 넓힌다
녹산공장 가동 땐 연 12억개 수출로…글로벌 공급 최대 27억개
유럽법인 상반기 매출 803억…러시아·동남아로 판매 영토 확대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농심(004370)이 2000억 원 넘게 투자한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가동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최근 영업을 시작한 러시아까지 판매 지역을 넓히기 위해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수출전용공장을 이르면 다음 달 말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심이 수출만을 목적으로 별도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산 수출공장에 투입되는 자금은 2000억 원을 넘어섰다. 농심은 당초 1918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해외 설비 도입 지연 등의 영향으로 125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녹산공장은 3개 라인을 우선 가동해 연간 약 5억 개의 라면을 생산한다.
기존 부산공장이 연간 약 6억 개, 구미공장이 약 1억 개의 수출용 라면을 생산하고 있어 녹산공장이 가동되면 농심의 국내 수출용 라면 생산능력은 연간 약 12억 개로 기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다.
미국과 중국의 현지 생산능력까지 더하면 농심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전체 라면 생산능력도 최대 연 27억 개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농심은 녹산공장에서 새롭게 확보한 생산 여력을 바탕으로 유럽과 러시아, 동남아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공장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시장, 중국 공장은 중국 내수시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새롭게 성장하는 수출시장의 추가 물량은 녹산공장이 맡는 구조다.
녹산공장은 향후 수요가 늘어나면 최대 8개 라인까지 증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농심은 해외시장 성장세에 맞춰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은 녹산공장의 핵심 공급 지역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농심 유럽법인 매출은 약 80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92억 원과 비교해 8배 이상 늘었다.
다만 농심이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한 이후 기존 거래처를 법인으로 이관한 효과가 포함돼 있어 이를 유럽지역의 순수 판매 성장률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유럽법인이 북미·중국·일본에 이어 농심 해외법인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농심은 네덜란드 유럽법인을 중심으로 영국·독일·네덜란드 등 서유럽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으며 녹산공장 가동을 계기로 판매 국가와 유통채널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증권가도 녹산공장을 농심의 유럽시장 확대를 뒷받침할 핵심 생산기지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녹산공장 물량이 유럽에 집중적으로 공급되면서 폴란드·프랑스 등으로 판매 권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농심의 유럽 수출액을 약 1800억 원, 내년에는 2000억 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도 새로운 수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심은 올해 6월 모스크바에 현지 판매법인 '농심 러시아'를 설립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현지 법인은 러시아를 넘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주요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하는 거점 역할을 맡는다. 농심은 2030년까지 러시아 법인 매출 3000만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제품 공급 역시 녹산 수출공장이 맡을 예정이다. 신라면과 너구리, 김치라면뿐 아니라 신라면 툼바 등 신제품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시아도 추가 생산 여력을 활용할 시장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한 베트남을 비롯해 성장세가 이어지는 지역에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농심은 2030년까지 유럽 매출을 약 4000억 원 규모로 키우는 등 해외사업 비중을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목표다.
녹산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기존 거래처에 대한 공급 확대뿐 아니라 신규 국가와 주요 유통채널을 공략할 생산 여력도 커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K라면 수요가 북미를 넘어 유럽과 러시아 등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생산능력 확대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며 "농심도 녹산공장 가동을 계기로 보다 공격적인 영업과 유통망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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