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0억 쏟는 공공배달앱, 상한제 묶는 민간앱…엇갈린 배달 정책
중기부, 2027년 예산안에 상생배달앱 1240억 신규 편성…97%가 할인쿠폰
땡겨요 MAU 9개월 새 36% 감소…"수수료 낮춰도 배달비 안 줄어"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부가 낮은 중개수수료를 앞세운 공공·상생배달앱에 124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동시에 민간 배달앱에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묶어 제한하는 '총수수료 상한제'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두 정책이 맞물리면서 실효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민간 배달앱을 대상으로는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결제수수료, 광고비, 배달비 등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전체 비용을 제한하는 총수수료 상한제 입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공공·상생배달앱 육성을 위해 대규모 재정 지원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상생배달앱 지원 예산 1240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이 가운데 1200억 원은 소비자 할인쿠폰, 40억 원은 홍보 등에 쓰인다. 공공성과 시장성 등을 평가해 공공배달앱 3~4개를 상생배달앱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공공배달앱은 통상 2% 안팎의 낮은 중개수수료로 소상공인의 플랫폼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배달+땡겨요'도 광고비나 우선 노출 비용 없이 2%의 중개수수료를 적용한다.
다만 낮은 수수료만으로 민간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이용자 기반과 서비스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예산 97%가 할인쿠폰에 집중되는 만큼 플랫폼 자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보다 재정을 통한 단기 이용자 유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땡겨요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25만2429명으로 지난해 12월 기록한 정점 355만4966명보다 36.6% 감소했다. 먹깨비 역시 지난해 11월 69만1524명에서 최근 49만명대로 약 28% 감소했다. 반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올해 이용자 수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해 격차는 여전히 크다.
낮은 중개수수료가 실제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낮추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변수다.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땡겨요는 이달 자체배달 서비스인 '땡배달'의 고객 부담 배달비를 기존 900원에서 거리에 따라 최대 2700원으로 올렸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신한은행 측은 당시 라이더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배달비가 최대 2700원으로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중개수수료를 낮게 유지해도 라이더를 확보하고 배달망을 유지하는 비용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본다. 플랫폼 운영에는 앱 개발과 시스템 유지, 고객센터, 마케팅에 더해 주문 수요에 맞는 라이더 공급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주요 민간 배달앱의 최대 중개수수료인 7.8%가 해외 배달플랫폼이나 백화점·대형마트 등의 판매수수료와 비교해 과도한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차등수수료제를 통해 매출 규모가 작은 입점업체에는 더 낮은 수수료가 적용되는 만큼 일률적인 추가 인하 규제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더 단체에서도 총수수료 상한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전국 배달협력사 바른정책 실천을 위한 대표모임(전배모)은 중개수수료와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가 연계된 구조에서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낮출 경우 배달비 하락과 라이더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상한제 도입에 반대해왔다.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배달앱 갑질 피해사례와 배달앱 수수료상한제법 도입 방향 토론회'에서는 중개수수료만 제한할 경우 광고비나 배달비, 쿠폰·프로모션 등 다른 비용으로 부담이 옮겨갈 수 있어 총비용을 함께 규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총액이 제한될 경우 플랫폼이 라이더 몫인 배달료를 줄일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고, 서치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안전배달료' 또는 최저보수제 병행을 제안했다. 플랫폼 업계 역시 배달비는 라이더가 실제 수행한 배달에 대한 대가인 만큼 중개수수료와 동일하게 취급해 총수수료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국 지자체가 공공배달앱을 직접 운영하거나 지원해 다수의 사업을 추진했으나 성공적인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며 "이는 공공배달앱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패는 결국 소비자 이용률에 달려 있다"며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참여하느냐가 공공배달앱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somangcho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