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두 번째 매장 낸 무탠다드…유니클로 코앞서 K패션 승부

기존 명동점 외국인 매출 비중 71%…200m 거리 유니클로와 맞대결
과거 유니클로 마케팅 대행했던 무신사…자체 SPA 키워 경쟁자로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중앙점(왼쪽)과 유니클로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무신사 스탠다드가 '패션 격전지' 명동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4개월 전 명동에 5년 만에 복귀한 유니클로 매장과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이다.

과거 유니클로의 온라인 마케팅을 대행했던 무신사가 이제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명동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된 셈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서울'을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도보 불과 3분…명동에 두 번째 매장 낸 이유

13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가 명동에서 매장을 확대한 배경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쇼핑 수요가 있다.

기존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강남·홍대·성수 등 주요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가운데 가장 높았다.

새로 문을 연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중앙점은 유니클로가 지난 5월 선보인 국내 최대 규모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과 약 200m,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다.

매장 규모는 약 1000평인 유니클로의 절반 수준이지만 무신사 스탠다드는 서울과 K패션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했다.

이번 FW(가을·겨울) 시즌 캠페인도 '서울, 스탠다드'다. 남산서울타워 등 서울의 상징적인 풍경을 담은 영상과 화보를 매장 곳곳에 배치하고 서울을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중앙점. K-수비니어 컬렉션이 진열돼 있다. ⓒ 뉴스1 박혜연 기자
무탠다드도 유니클로도 '나만의 티셔츠'…마케팅 경쟁

대표적인 것이 명동중앙점에서 처음 도입한 '무신사 스탠다드 커스텀 서비스'다. 서울과 한국을 모티브로 한 그래픽을 골라 자신만의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

서울시 도시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과 서울 대표 캐릭터 '소울프렌즈', 서울 명소 등 약 30개 그래픽 가운데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약 5분 만에 티셔츠에 프린팅해준다.

민화 '호작도'에서 영감을 얻은 'K-수비니어'를 비롯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슬로코스터'와 '레이크 스튜디오', 서울 장수 제과점 '태극당'과 '낙원떡집', '커피한약방' 등 로컬 브랜드를 활용한 그래픽도 마련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중앙점 티셔츠 클럽에서 커스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로 그래픽을 골라 신청하면 5분 만에 티셔츠에 프린팅돼 나온다. ⓒ 뉴스1 박혜연 기자

공교롭게도 경쟁자인 유니클로 역시 티셔츠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유티미'(UTme!)를 운영하고 있다. 유니클로 명동 매장에서는 서울시 캐릭터 '해치'를 비롯해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카우스(KAWS)의 캐릭터 등을 활용해 고객이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

브랜드 자체 콘텐츠를 통한 마케팅 방식에서도 닮은 점이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 3월부터 브랜드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 '무신사 스탠다드 페이퍼'를 발간하고 있다. 대표 아이템을 중심으로 '패션의 새로운 기준을 제안한다'는 브랜드 철학과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유니클로 역시 매 시즌 '라이프웨어' 매거진을 통해 브랜드 철학을 전달하고 대표 아이템을 활용한 스타일링 등을 제안한다.

무신사 스탠다드 페이퍼(왼쪽)와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각 브랜드 공식 SNS 갈무리)
유니클로 마케팅 대행하던 무신사…이제 SPA 경쟁자로

두 브랜드의 명동 맞대결은 과거 인연을 고려하면 더욱 눈길을 끈다.

무신사의 전신인 그레이큐브는 무신사닷컴과 무신사 매거진을 운영하는 동시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유니클로의 온라인 마케팅 업무를 대행했다.

마케팅 기획부터 콘텐츠 제작과 실행을 지원했고 무신사 매거진을 통해 유니클로 상품과 캠페인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제작했다.

이후 무신사는 2017년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를 론칭했다. 2019년에는 법인명도 그레이큐브에서 무신사로 변경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이번 명동중앙점 오픈으로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42개까지 확대했다.

2026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 내 무신사 스탠다드에서 쇼핑 중인 일본 고객 모습(무신사 제공)

경쟁 무대는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유니클로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Z세대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배로 증가했다.

과거 유니클로의 온라인 마케팅을 돕던 회사가 10여 년이 지나 자체 SPA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외에서 경쟁하는 브랜드로 성장한 것이다.

물론 양사의 사업 규모에는 아직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 1일~2025년 8월 31일) 매출 1조 352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7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깔끔하고 교과서 같은 브랜드라면 무신사 스탠다드는 한국의 2030 패션 고관여층이 선호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K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되면서 한국 패션 브랜드의 위상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