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원→2000원…1세대 커피 브랜드, '저가 시장'서 2막 노린다
고물가에 가성비 커피 영향력 확대…기존 브랜드 대신 별도 모델로 승부
스탠브루·박스커피 이어 카페베네 익스프레스…아메리카노 1500~2800원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한때 대형 매장과 프리미엄 전략으로 국내 커피 시장을 주도했던 1세대 커피 브랜드들이 잇달아 중저가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가격과 접근성을 앞세운 커피 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지자 기존 브랜드의 가격을 직접 낮추는 대신 신규 브랜드를 내놓거나 소형·저가형 점포 모델을 선보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지난달 소형·저가형 모델인 '카페베네 익스프레스'의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신규 등록했다.
카페베네라는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매장 규모와 창업비용, 제품 가격을 낮춘 모델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운영 중인 카페베네 익스프레스 매장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000원이다. 일반 카페베네 매장의 아메리카노 가격 4500원과 비교하면 2500원 저렴하다.
롯데GRS도 기존 엔제리너스와 별도로 중저가 브루잉 커피 브랜드 '스탠브루'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위례에 1호점을 연 뒤 서울과 부산·속초·광주 등으로 매장을 늘려 현재 10개 이상을 운영 중이다.
스탠브루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800원, 브루잉 커피는 3500원 수준이다. 개인 카페나 스페셜티 매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브루잉 커피를 3000원대로 낮춰 일반적인 저가 커피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커피빈코리아 관계사인 스타럭스도 지난해 9월 중저가 브랜드 '박스커피'를 선보이고 직영점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삼성중앙점과 국기원사거리점 등을 운영 중이다.
박스커피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1500원이다. 커피빈의 아메리카노 가격과 비교하면 3분의 1 안팎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스페셜티 등급 원두와 자체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적용해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을 갖춘 커피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스타럭스의 중저가 커피 사업 확대는 커피빈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인수한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와 가맹계약 해지 및 로열티 지급 등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스타럭스가 자체 커피 브랜드를 통해 별도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기존 커피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가격과 접근성을 앞세운 브랜드의 급성장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커피 업종 가맹점 수는 메가MGC커피가 3325개로 가장 많았고 컴포즈커피 2649개, 이디야커피 2562개, 빽다방 1712개 순이었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두 브랜드의 가맹점만 5974개에 달한다. 여기에 빽다방까지 더하면 7600개를 넘어선다.
반면 한때 수백~1000개 안팎의 매장을 운영하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을 이끌었던 브랜드들은 전성기와 비교해 점포 수가 크게 줄었다. 대형 매장과 공간 경험을 앞세웠던 시장에 소형·테이크아웃 중심의 가성비 커피가 빠르게 파고든 영향이다.
이에 기존 업체들도 본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격 체계를 바꾸기보다는 별도의 중저가 브랜드나 소형 모델을 내놓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카페베네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면서 '익스프레스' 모델로 가격을 낮췄다면 롯데GRS는 엔제리너스와 별도로 스탠브루를 만들었다. 스타럭스 역시 박스커피라는 자체 브랜드를 통해 1500원 아메리카노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는 가격과 접근성을 우선하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기존 커피업체들도 운영 경험과 상품 개발 역량을 활용해 중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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