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규제에 신중론…"일률적 수수료 규제 재검토해야"
전문가들 "수수료 상한제, 배달비·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외식업 경영난, 배달수수료보다 식재료비·인건비·임차료 영향 커"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배달앱 수수료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규제 도입이 소비자와 소상공인, 라이더 등 배달 생태계 전반에 비용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왔다.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배달플랫폼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합리적인 제도 설계 방안 토론회'에서는 배달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시장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등 가격 규제가 소비자 후생과 시장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와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수수료와 배달비, 플랫폼 운영 방식까지 손보는 규제 방식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수수료 상한제가 플랫폼의 비용 부담을 광고비나 멤버십, 소비자 요금으로 되돌린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도 배달플랫폼 산업을 소비자, 소상공인, 라이더, 플랫폼 기업이 연결된 생태계로 규정하며 한쪽의 부담 완화가 다른 주체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무료배달 확산 이후 소비자의 배달비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배달비 상승이 주문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최환희 폰티스 응용과학대학교 교수는 국내외 배달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배달비 무료 시행 이후 음식 서비스 거래액이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상생요금제 시행 이후에는 주문당 상점 부담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소비자 조사에서도 배달비 변화에 민감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배달앱 이용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수수료 상한제 시행 시 10명 중 7명이 자신이 부담하는 배달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무료배달이 없어질 경우 주문을 줄이겠다는 응답도 나왔다.
배달비 3000원이 부과될 경우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비용은 무료배달 때보다 11%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배달앱 이용을 줄이더라도 음식점 방문 식사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간편식이나 장보기 등 다른 소비 형태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배달 주문 감소가 곧바로 음식점 방문 증가로 연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비자가 다른 플랫폼이나 포장, 간편식 등으로 이동할 경우 입점 상점이 줄어든 배달 매출을 오프라인에서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식업체의 경영난이 배달 수수료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김태희 경희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9~2025년 수집한 외식업체 관련 1만7220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식업체 영업이익은 배달앱 이용 여부보다 식재료비·인건비·임차료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식재료비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배달앱 이용 여부는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배달플랫폼 이용 자체를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식업체의 연평균 매출은 2019년 2억5000만 원에서 2025년 3억4000만 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약 23%에서 19.6%로 하락했다. 매출액 대비 식재료비 비율은 34%에서 40.8%까지 상승했다.
김 교수는 "외식업 지원 정책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시장 확대와 산업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배달앱 수수료 인하만으로 자영업자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외식업 현장에서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식자재 가격과 금융비용까지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며 "수수료를 낮추는 것만으로 자영업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업 생태계 전반을 개선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일률적인 수수료 규제보다 외식업체의 비용구조와 규모, 운영 방식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시장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수수료율 자체보다 규제 이후 소비자의 최종 부담과 선택권, 입점업체 매출, 시장 전체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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