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형마트 '출점 규제' 완화 제동…유통법 개정안 닷새 만에 철회
새벽배송·의무휴업 넘어 '입지 규제'까지 손보려던 법안
의원실 "전국 시장 상인 우려 고려"…마트업계는 아쉬움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대형마트 입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 닷새 만에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새벽배송과 영업시간·의무휴업에 이어 신규 출점 규제까지 손보려던 법안이지만, 전국 단위 적용에 따른 전통시장 상인들의 우려와 법 조항의 모호성 등을 고려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28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대표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25일 철회됐다. 법안은 발의 다음 날인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닷새 만에 거둬들여졌다.
개정안은 전통시장 주변 대형마트 등의 입점을 제한하는 '전통상업보존구역'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전통시장 경계로부터 1㎞ 이내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구역에서는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 등록이 제한될 수 있다.
유 의원의 개정안은 이 같은 거리 기준에 더해 철도·도로·하천 등 생활권 단절 요소와 실제 접근성, 주민 이동 경로 등을 함께 고려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과 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실제 생활권이 분리된 신도시·택지개발지구의 대형마트 출점 규제가 완화될 여지가 있었다.
최근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가 새벽배송 허용과 영업시간·의무휴업 규제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은 규제 완화 범위를 '영업 규제'에서 '입지 규제'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유의동 의원실 관계자는 "당초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한 법안이지만, 법률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다른 지역의 시장 상인들이 우려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법안에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있어 개정 내용을 좀 더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명했다.
이번 개정안의 출발점은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였다. 고덕신도시 일부가 서정리시장 반경 1㎞ 안에 포함돼 대형마트 입지가 제한되지만, 두 지역 사이에는 경부선 철도와 서정리천 등이 가로놓여 있어 실제 생활권은 분리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다만 특정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 적용되는 법률을 개정할 경우 다른 지역의 전통상업보존구역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업계에서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된 상황에서 영업시간과 의무휴업뿐 아니라 신규 점포 출점과 입지 규제 역시 현실에 맞게 손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신도시처럼 과거 전통시장 상권과 실제 소비 생활권이 명확히 달라진 지역까지 일률적인 거리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입지 규제를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논의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재추진 방식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된다. 법안을 보완해 재발의하는 방안뿐 아니라 신도시·택지지구에 별도 예외를 두거나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이다.
유 의원실 관계자는 "법적인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 우려를 없앨 수 있을지 국회 법제실 등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법안을 수정해 다시 추진할지, 조례 등 다른 방식으로 갈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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