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444억 퇴직금' 소송 완승…'홍원식 리스크' 털어낸다
홍원식 前회장 퇴직금 청구 소송 패소…법원, 외려 "11억 돌려주라"
'셀프 보수' 주총결의 취소에 퇴직금 기준 사라져…660억 손배 이어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남양유업(003920)이 홍원식 전 회장이 제기한 444억 원 규모의 퇴직금 소송 1심에서 완승을 했다. 회사가 낸 맞소송까지 대부분 받아들여지면서 남양유업은 경영권 교체 이후 발목을 잡아 온 이른바 '홍원식 리스크'를 또 한 번 털어낸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부장판사 이규훈)는 27일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을 상대로 청구한 임원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24년 3월 퇴임한 홍 전 회장이 같은 해 5월 회사를 상대로 443억 5775만 원의 퇴직금을 달라며 소송을 낸 지 약 2년 3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동시에 남양유업이 홍 전 회장을 상대로 청구한 12억 9500만 원의 반소도 대부분 받아들였다.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에 11억 7200만 원을 돌려주라는 취지다. 남양유업은 판결 직후 "1심 재판부 판단을 존중하며 구체적인 판결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판결의 핵심은 명확하다. 홍 전 회장의 퇴직금을 계산하려면 퇴직 당시 연봉을 산정해야 하는데 법원은 법적으로 인정되는 홍 전 회장이 연봉이 없다는 것이다.
홍 전 회장 측은 2022년에 받은 보수를 기준으로 삼거나 법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금액을 적용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물러난 시점에 보수를 정한 유효한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하지 않아 퇴직 당시 연봉은 0원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지적한 '유효하지 않은 주주총회'는 2023·2024년 이사의 보수 한도를 50억 원으로 정한 정기주주총회 결의를 말한다. 당시 홍 전 회장은 자신의 보수와 직결된 안건에 직접 의결권을 행사했는데, 법원은 지난해 이 결의를 모두 취소한 바 있다.
법원은 한발 더 나아갔다. 남양유업은 퇴직금 소송 도중 홍 전 회장이 받은 급여 12억 9500만 원을 돌려달라는 반소를 냈는데 재판부는 11억 7200만 원을 홍 전 회장의 부당이득으로 인정했다.
주주총회 결의가 취소된 만큼 2023·2024년 보수를 정한 결의가 애초에 없었던 것이 되므로 홍 전 회장이 받은 돈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남양유업이 보수를 지급하면서 원천공제한 건강보험료 1억 2200만 원 상당은 실제 건네진 돈이 아니어서 부당이득 판단에서 제외됐다.
업계에서는 홍 전 회장의 퇴직금 요구 액수가 애초부터 과했다고 본다.
홍 전 회장이 요구한 444억 원은 소 제기 당시 남양유업 자기자본의 6.5% 수준이었다. 산정 기준도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444억 원은 남양유업이 올해 추진한 약 310억 원 상당의 주주환원 규모를 크게 웃돈다. 전직 오너 한 명에게 갈 돈이 전체 주주에게 환원한 몫보다 클 수 있었다는 뜻이다.
회사 현금은 원재료 구매와 인건비 등 일상적인 운전자금뿐 아니라 설비·신사업 투자, 배당, 자사주 취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따라서 444억원이 실제 지급될 경우 그만큼 회사가 배분할 수 있는 현금 여력이 감소할 우려도 컸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2억 원을 올리며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늘었다.
이같은 실적 회복 국면에 대규모 현금 유출 가능성까지 사라지면서, 남양유업은 재무적 타격 가능성을 줄이게 됐다.
아울러 보수 한도 결의 취소 소송에 이어 퇴직금 본안 소송과 반소까지 승소하면서 이른바 '홍원식 리스크'도 해소하는 양상이다.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홍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660억 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전직 오너에게 주주환원 규모를 뛰어넘는 퇴직금을 지급하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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