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인적분할로 큰 산 넘었다…신세계·이마트 계열분리 마무리
이마트 65%·신세계 35% 공동 지분…남매 계열 잇는 대표 연결고리
2019년 통합 출범 7년 만에 다시 분리…지분 맞교환 가능성도 주목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신세계그룹이 SSG닷컴 인적분할을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분리의 큰 산을 넘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측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SSG닷컴을 그로서리와 라이프스타일 사업으로 나누면서, 양측이 각자의 주력 사업에 맞춰 향후 지분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지분을 함께 보유하면서 양측의 주력 사업까지 한 법인 안에 얽혀 있어 계열분리 과정의 마지막 관건으로 꼽혀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양측의 사업 경계를 먼저 확정한 뒤 지분까지 맞춰 정리하는 계열분리의 마무리 수순으로 보고 있다.
SSG닷컴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라이프스타일 사업 부문의 인적분할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분할계획을 승인하고 12월 1일을 분할기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의 남매 독립경영 체제는 2011년 신세계에서 대형마트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이마트가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대형마트·편의점·식품·복합쇼핑몰 사업을,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를 중심으로 백화점·패션·화장품·면세 사업을 각각 맡으며 사업 영역을 나눠왔다.
지분 분리도 이어졌다. 2020년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2%씩을 각각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에게 증여하면서 두 사람은 각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추가 지분 이전을 거쳐 현재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 28.85%,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지분 29.77%를 보유하고 있다. 2024년에는 정유경 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고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의 분리를 공식화하면서 독립경영 체제는 사실상 계열분리 단계로 넘어갔다.
다만 SSG닷컴은 양측의 사업과 지분이 동시에 얽혀 있는 대표적인 연결고리로 남아 있었다. 현재 SSG닷컴 지분은 이마트가 65.11%, 신세계가 34.89%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와 밀접한 그로서리 사업과 신세계 측 사업과 접점이 큰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사업이 한 법인에 묶여 있었던 만큼 SSG닷컴은 계열분리 과정의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
이번 인적분할이 마무리되면 SSG닷컴은 그로서리 중심의 존속법인 ㈜SSG닷컴과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신설법인 ㈜신세계몰(가칭)로 나뉜다. 2019년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을 통합해 SSG닷컴이 출범한 지 7년 만에 다시 두 법인으로 갈라지는 셈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SSG닷컴이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물적분할의 경우 기존 회사가 신설법인 지분을 보유하지만,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을 직접 나눠 갖는다. 이에 따라 분할 직후 이마트와 신세계는 두 법인의 지분을 기존 비율대로 함께 보유하게 된다.
사업 측면에서도 두 법인의 성격은 뚜렷하게 갈린다. 존속 SSG닷컴은 온라인 장보기와 기존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이마트의 핵심 사업인 대형마트·그로서리와 접점이 크다.
반면 신세계몰은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이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SSG닷컴이 지분 100%를 보유한 패션 플랫폼 W컨셉 역시 향후 어느 법인에 배치될지가 관심사다.
이번 분할은 그로서리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두 사업 축의 경계를 먼저 명확히 한 뒤 각 계열의 주력 사업에 맞게 지분을 정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작업으로 해석된다.
관건은 이후 지분 정리다. 시장에서는 이마트가 신세계가 보유한 존속 SSG닷컴 지분을 가져오고, 신세계가 이마트가 보유한 신세계몰 지분을 넘겨받는 방식의 지분 교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정용진 회장 측은 그로서리와 온라인 장보기를, 정유경 회장 측은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사업 축을 선명하게 나눌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지분 재편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금 인수보다는 지분 맞교환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앞서 SSG닷컴 외부 투자자 지분 30%를 되사오는 데 총 1조2711억원을 투입했다. 이미 상당한 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상대방 지분까지 현금으로 추가 매입하면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SSG닷컴 인적분할과 후속 지분 정리만으로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신세계의정부역사의 경우 신세계가 27.55%, 광주신세계가 25%, 이마트의 완전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이 19.9%를 보유하는 등 일부 교차 지분이 남아 있다. SSG닷컴을 비롯해 이 같은 교차 지분까지 정리돼야 두 계열의 지분 관계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SSG닷컴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 2011년 시작된 남매 독립경영이 15년 만에 사업과 경영에 이어 지분까지 분리하는 단계로 접어든 상황에서, SSG닷컴의 사업 분리는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 체제의 경계를 한층 선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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