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쿠팡의 두 장면…매출 회복과 외교 현안 사이
쿠팡 Inc, 2분기 실적서 한국 사업 회복·해외 확장 강조
같은 날 외교부는 쿠팡을 '한미 간 이견'으로 언급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5일(한국시간)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한국 사업의 안정화와 대만·일본 등 신사업 확대 전략을 내놨다. 같은 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후 사후 브리핑에서 쿠팡을 한미 간 이견이 있는 여러 사안 중 하나로 거론하며 조속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쪽에서 쿠팡은 국내 사업을 기반으로 해외 성장축을 키우는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드러냈고, 다른 한쪽에서는 쿠팡을 둘러싼 국내 조사와 제재가 한미 간 관리가 필요한 사안으로 부각됐다. 같은 날 펼쳐진 두 장면은 성장과 규제, 외교적 변수 사이에 놓인 쿠팡의 복합적인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쿠팡의 2분기 매출은 88억5600만 달러(13조3007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약 4억1000만 달러의 과징금을 판매관리비에 반영한 영향 등으로 영업손실 5억5600만 달러(약 8350억 원)를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2021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 영업손실이다.
여기에 국세청이 일부 한국 자회사에 약 3000억원의 추가 세액을 과세 예고한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이츠·와우멤버십 결합 판매 사건도 심의 중이다. 납품업체 및 광고 관련 과징금도 잇따랐다. 외형 성장은 이어졌지만, 각종 조사와 제재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렇다고 국내 조사와 제재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한 시장 질서, 납세 원칙을 지키는 것은 정부 기관의 책무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라는 이유로 국내법 적용에서 예외가 될 수도 없다. 여러 기관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조직적인 표적 압박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무리다.
문제는 국내 규제의 정당성과 별개로 쿠팡 사안이 한미 간 관리가 필요한 현안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쿠팡 문제를 "몇 가지 한미 간에 이견이 있는 것들" 가운데 하나로 언급하며, 관계 부처와 대책을 협의하고 관련 내용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한미 협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외교부가 대응에 나선 것 자체가 쿠팡 문제가 이미 양국 간 조율의 대상이 됐음을 뜻한다.
정부는 법 집행의 원칙을 지키되 미국 측에 사실관계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미국도 기업의 국적이나 상장 국가를 이유로 한국의 정당한 규제 권한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쿠팡 역시 미국 정치권에 기대기보다 국내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이날의 두 장면은 성장 가능성과 규제·외교적 부담을 동시에 안은 쿠팡의 현실을 압축한다. 법 집행과 외교 관리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정부는 원칙에 따라 판단하며 불필요한 외교적 갈등을 관리하고, 미국은 한국의 정당한 규제 권한을 존중하며, 쿠팡은 국내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는 등 각자의 책임을 다하길 기대해 본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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