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권익 강화 vs 브랜드 운영 혼란…가맹사업법 시행령 놓고 의견 분분

10% 등록 기준·협의 대상 확대 쟁점…시행령 세부안 놓고 업계 이견
대표성 기준·협의 범위 놓고 시각차…업계 "대표성 기준·협의 범위 보완 필요"

서울 강서구 마곡 코엑스 전시장에서 막을 올린 ‘제83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6.5.7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개하면서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공정위는 점주 권익 보호와 협상력 강화를 기대하지만 프랜차이즈업계는 대표성 기준과 협의 범위 확대가 브랜드 운영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 달 14일까지 입법예고하고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 및 거래조건 변경 협의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이달 24일까지 행정예고했다.

10%만 가입하면 등록…점주단체 협상력 강화

이번 개정안은 올해 말 시행되는 점주단체 등록제와 협의의무제의 세부 운영 방안을 담고 있다. 법적 지위가 불분명했던 점주단체를 제도권에 편입해 가맹본부와 협의 절차를 명확히 하고 거래조건 협의를 활성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정위는 협의 요청권이 있었음에도 대표성 논란과 협의 거부 등으로 제도가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등록제를 도입해 점주단체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점주단체 등록 요건은 해당 브랜드 가맹점사업자의 10% 이상이 가입하고 회원 수가 최소 30명 이상인 단체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점주단체의 대표성을 공식 인정하고 주요 거래조건을 보다 체계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협의 요청 남용을 막기 위해 동일 안건은 180일, 다른 안건은 60일(가맹점 100개 미만 가맹본부는 90일) 동안 재협의를 제한하는 등 반복적인 협의를 방지할 장치도 마련했다. 점주 권익 보호와 브랜드 운영의 안정성을 함께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찬성 238표로 통과됐다. 2025.12.11 ⓒ 뉴스1 이승배 기자
프랜차이즈업계 "협의 대상 확대, 운영 혼선 불가피"

그러나 프랜차이즈업계는 이번 시행령이 현장의 운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협의 대상과 절차를 과도하게 확대했다고 반발했다. 점주 권익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브랜드 운영의 일관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가장 큰 쟁점은 등록 요건이다. 업계는 전체 가맹점의 10% 이상만 가입해도 등록이 가능한 기준으로는 대표성이 충분하지 않은 단체까지 협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복수의 점주단체가 협의를 요구할 경우 브랜드 내부 갈등과 반복적인 협의가 상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협의 대상 범위를 둘러싼 이견도 적지 않다. 시행령은 필수품목 가격과 광고·판촉, 점포 운영기준 등을 협의 사항으로 규정했지만 업계는 신제품 출시와 프로모션, 운영 기준 등 브랜드 경쟁력과 직결되는 경영 판단까지 사실상 협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산업 특성상 상품 개발과 마케팅, 브랜드 운영의 신속성이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협의 절차가 늘어나면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리인의 협의 참여를 허용한 점 역시 영업기밀 유출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표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10% 단체에도 협의권을 부여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반도체 업계도 경영상 투자 결정이 단체교섭 의제로 거론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도 같은 구조가 되면 신제품 출시나 브랜드 운영 기준 등 경영 판단까지 협의 대상으로 확대돼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며 "제도 취지는 살리되 대표성 기준과 협의 범위는 현장 여건을 반영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