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전 능력 128% 향상"…'혹서기' 배민 라이더 교육 현장
사고 영상 보며 원인 분석…초급·중급반 나눠 교육·실습
층별 축구장 3분의1 규모…12월부터 교통안전교육 이수 의무화
- 유민주 기자
(하남=뉴스1) 유민주 기자
"오토바이 앞뒤 바퀴 브레이크는 목적에 맞게 잡으셔야 합니다. 앞브레이크를 잡으면 서스펜션이 가라앉아요. 그래서 뒤쪽이 날아오르는 사고가 납니다. 이 사고의 이유는..."
23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한강로 배달의민족(배민) 라이더스쿨 1층 이론교육실에서 조준영 강사가 스크린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약 80명의 교육생을 가득 메운 강당에 라이더 사고 영상을 같이 보면서 원인을 분석하고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시간이다.
조준영 강사는 "우회전하는 길에서 핸들이 살짝 돌아가 있는 상태에서 앞브레이크를 확 잡으면 잠겨버려서 핸들이 털리면서 그대로 넘어진 것"이라며 "앞브레이크는 핸들이 똑바로 펴져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층 교육장에서는 연이어 초급반 교육생들의 수업이 진행됐다. 실제 도로와 유사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바닥도 아스팔트로 만들었다. 2·3층 교육장은 국제 규격 축구장(7350㎡)의 약 3분의 1 크기의 면적이었다. 이재준 강사는 이날 안전한 라이딩 자세, 슬립 사고 시 대처법 등을 설명했다.
이 강사는 "오토바이가 기울여질 때 시선을 떨어지는 바닥이 아니라 최대한 시선을 앞쪽으로 멀리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토바이가 기울여졌을 때 매트 위로 넘어지는 시범을 보였다.
3층 교육장에는 방지턱, 신호등, 빗길 등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이날 천장에서 스프링클러를 작동해 도로 표면을 충분히 적신 후 장마철 빗길 주행 주의점을 설명했다. 염기희 강사는 중급반 라이더들에게 일정 구간 최대한 속력을 내보라고 한 뒤 브레이크를 서서히 밟아야 하는 지점을 알렸다.
2022년부터 꾸준히 라이더 교육에 참여해 온 조원제 씨(53)는 "IMF 전부터 시작해 배달 일은 약 30년 정도 했다"며 "교육을 받으니까, 자부심도 생기고, 대처 방법을 배운 것과 안 배운 것은 천지 차이"라며 "안전하게 타는 방법을 알게 되니까 여유가 생기고 조급한 게 없어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라이더들이 따로 시간을 내어 교육받는 것에 대해선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며 "'내 안전이 최고니 한번 가볼까' 해서 호기심으로 오는 분들도 계시는데, 3명 중 한명 정도는 그래도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아한청년들은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물류 전문 자회사다. 배달의민족 플랫폼 운영은 우아한형제들이 담당하고, 우아한청년들은 배민 커넥트 운영과 라이더 지원, 배달 네트워크 구축, 안전교육 등 배달 인프라 전반을 맡고 있다.
배민 라이더스쿨은 우아한청년들이 2018년부터 운영해 온 국내 유일 이륜차 전문 교육 시설이다. 지난해 270억 원 규모를 투자해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에서 하남으로 확장 이전했다.
모든 교육과정은 전기이륜차 약 60대로 진행돼 무소음 무공해로 이뤄지며 교육 효과는 수료생의 안전운전 능력을 128% 향상한다는 한국도로교통공단 공동연구로 입증받았다.
올해는 사고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 교육을 새롭게 도입해 '이론교육→VR체험→실습교육'으로 이어지는 3단계 교육체계를 갖췄다.
이날 현장에 간 취재진도 도로 사고 예방 교육을 위한 VR 체험을 했다. 화면에 보이는 빗길에서 과속 시 앞브레이크를 갑자기 잡을 때, 맨홀 뚜껑을 빠르게 지나칠 때, 방향 전환이 필요한 길목에서 오토바이 몸체를 지나치게 옆으로 기울이는 경우 등에서 전복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총 7종으로 구성된 VR 콘텐츠는 △교차로 신호위반 △후미 추돌 △골목길 사고 △사각지대 사고 △급제동 조작 미숙 △회전·저속 균형 주행 △미끄러운 노면 등 실제 배달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라이더와 자동차 양측 시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 인증사업자(배달플랫폼)가 배달 종사자의 유상운송보험 가입 및 교통안전교육 이수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생활물류서비스법' 개정안이 올해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배달 종사자는 지난 6월부터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고 배달 업무를 해야 하며 법 시행 당시 업무를 수행하던 배달 종사자는 오는 12월까지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또 올해 12월부터 교통안전교육 이수가 의무화된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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