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지원 가능성에도 '시큰둥'…홈플러스, 생존의 키 'M&A' 안갯속
몸집 줄여 매각 여건 개선…"매각 가능성 이전보다 높아져"
"마트 성장성·자체 경쟁력 의문…설득력 있는 정상화 방안 있어야"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금융당국이 홈플러스 인수 희망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새 주인 찾기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홈플러스가 몸집을 크게 줄인 만큼 이전보다 거래 여건은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수자금 부족보다 오프라인 마트 산업 자체의 불투명한 전망이 근본적 걸림돌인 만큼 새 주인 찾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질의에서 인수 의향 기업이 나타날 경우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인수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인수합병(M&A)으 추진했으나 인수에 뛰어든 주체가 없어 고배를 마셨다. 대규모 점포망과 인력, 부채까지 떠안아야 하는데,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 영향이다.
M&A 추진에 실패한 홈플러스는 수정회생계획안을 통해 알짜 사업부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점포 및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한때 약 2만 명 수준이던 직원 수는 약 9000명 수준으로 줄어 들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몸집이 작아진 데다 정책금융 지원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과거보다 M&A 성사 여건은 나아졌다고 평가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제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고 정부가 정책금융 지원을 검토한다면 이전보다 거래 성사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부족한 인수대금을 어느 정도까지 지원할 수 있는지, 인수 희망 기업은 얼마나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지, 또 어떤 정상화 방안을 내놓는지 따라 M&A 실현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컸다. 홈플러스 M&A가 난항을 겪은 배경에는 단순 자금 조달 문제만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인수할 돈이 없어서 홈플러스를 외면하는 것이라기보다 대형마트 산업의 성장성과 홈플러스 자체의 경쟁력에 의문이 큰 상황"이라며 "가격이 아무리 싸도 실적 반등이 불투명한 주식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를 둘러싼 시장 구조와 규제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기존 유통업체가 홈플러스를 잘못 인수하면 오히려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며 "정책금융을 지원하더라도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인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의 점포와 유통망이 필요한 e커머스 업체의 인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 역시 불투명하다. 쿠팡·컬리 등의 유통망은 완성형을 넘어 수익 창출 단계 수준으로 넘어섰고, 중국계 e커머스는 아직 한국 시장에 현지 유통망을 확보할 만큼 투자를 단행할 유인이 뚜렷하지 않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책금융은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수단일 뿐, 사업 자체의 매력도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며 "결국 홈플러스의 점포와 물류망을 어떻게 활용해 수익성을 회복할 것인지 설득력 있는 정상화 방안이 나와야 M&A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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