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넘어 치즈·마라맛으로"…K-라면 인기에 외국인 입맛도 다변화

명동 라면 특화 공간 판매량 보니…관광객 늘며 라면 취향 다양해져
국내 인지도 낮은 치즈라면 인기…컵라면 대신 한강 라면 기계로 조리

'K-푸드랩 명동점' 라면 특화존 내부 전경.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는 등 한국 문화를 즐기려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K-라면 소비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한때 매운맛으로 대표되는 전통의 국물 라면만 찾던 모습을 넘어 치즈·마라·순한맛 등 취향에 맞는 라면을 골라 즐기는 흐름이 감지된다.

170여종 라면 특화존 판매량 보니…치즈·마라 등 이색 제품 인기

26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에 자리한 이마트24 'K-푸드랩 명동점'의 최근 3개월간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치즈맛 라면을 비롯해 마라탕면, 볶음면, 순한맛 라면 등이 매출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K-푸드랩 명동점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식 라면 문화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2층 라면 특화존을 운영하는 곳이다. 단일 매장 기준 국내 최다 수준인 170여종의 라면을 판매하고 현지에서 취식할 수 있다.

일반 점포에서는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매운 국물 라면이 판매 상위권인 흐름과 다른 양상이다. 한국 라면을 맛보고 싶지만, 강한 매운맛에는 부담을 느끼는 외국인에게 고소하고 부드러운 치즈라면이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24 측은 구체적인 라면 종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해당 매장에서 판매 중인 리얼치즈라면, 4가지치즈 불닭볶음면, 맥앤치즈 볶음면, 신라면 로제 등이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치즈맛 외에 참깨라면·튀김우동·진라면 순한맛 등 순한 국물 라면과 마슐랭 등 마라맛 라면도 외국인들의 선택을 받았다. 볶음면류 중에서는 일반 불닭볶음면보다 맵기를 낮춘 까르보불닭볶음면과 맵지 않고 춘장 맛을 살린 짜파게티가 주목받았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2026.1.12 ⓒ 뉴스1 구윤성 기자
컵라면 대신 봉지라면…라면업계, 치즈맛 기반 신제품 선봬

라면을 섭취하는 방법도 한국식 문화에 적응하려는 경향도 보였다. 해외에서는 조리 편의성으로 컵라면의 인기가 높지만 해당 매장에서는 판매 상위 제품이 대부분 봉지라면으로 나타났다. 봉지라면을 용기에 담아 즉석해서 조리할 수 있는 '한강 라면 기계'를 활용한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의 입맛이 세분화하면서 라면 업계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기존 매운맛 제품에서 나아가 다양한 취향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는 분위기다.

농심(004370)은 5월 한국과 일본에서 '신라면 로제'를 동시에 선보였다. 매운맛을 베이스로 토마토와 크림을 더한 로제 소스를 접목한 제품이다. 삼양식품(003230)도 북미 시장에서 불닭에 마카로니와 치즈, 크림을 버무린 '불닭 맥앤치즈'를 선보였다. 오뚜기(007310)는 국내에서는 '보들보들 치즈라면'을, 미국에서 '치즈라면'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낮은 치즈라면의 선호도가 높은 점이 이색적"이라며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매운 라면을 먹어보는 단계를 지나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