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앞둔 홈플러스·굳건한 쿠팡…대형마트 규제 풀 지렛대 될까
온라인 소비 1% 늘 때 대형마트 0.3%↓…e커머스가 대형마트 잠식
마트 규제로 전통시장 보호 실효성 의문…"재점검해야 할 때"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파산 수순을 앞두자 배경으로 지목되는 e커머스와 규제 형평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로 오르는 모습이다.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도 굳건한 매출을 보이고 있는 쿠팡 사례와도 맞물리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숙원인 '유통 규제 합리화'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2주간 즉시항고 기한이 남아있지만, 아직 자금 조달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청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의 위기를 겪는 데에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 강성 노조로 평가되는 노사 갈등 문제 등도 거론되지만, e커머스의 급성장으로 대형마트 업계 전반의 정체도 주요 배경으로 지적된다.
e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은 지난해 말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6200억 원대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이른바 '탈팡' 사태까지 겪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쿠팡을 찾는 중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매출 추정액과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사태가 불거졌던 지난해 11월 수준을 넘어서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온라인 매출 비중은 60%에 달한다. 특히 지역 소비자 1명의 온라인 지출이 1% 증가할 때 대형마트 매출은 0.26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커머스의 성장이 대형마트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형마트에는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등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e커머스에는 별다른 규제가 없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 규제를 통한 전통시장 보호 효과도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대형마트 규제 관련 "10여 년 전 시장 환경을 기준으로 만든 규제를 오늘의 소비 여건에 맞게 다시 점검해야 할 때"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된 상태다. 다만 아직 후반기 원 구성이 진행 중이어서 위원들의 결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치권 내에서는 규제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단 하나씩 순차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e커머스와 형평성 문제로 귀결될 것"이라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들을 병합해 심사하게 될 텐데, 새벽 배송 규제 등을 먼저 다루게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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