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떼고 직접 나섰지만…돌체앤가바나·에트로, 韓 직진출 '쓴맛'
돌체앤가바나, 지난해 매출 7% 감소…영업손실 119억원
에트로도 부진 이어가…"고가 명품 선호 현상 반영된 듯"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한국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직진출' 체제로 전환 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매력도를 새롭게 각인시키지 못한 한계와 소비가 더 비싼 최상위 명품으로 쏠리는 초양극화 현상이 함께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돌체앤가바나코리아는 지난 1일 감사보고서를 내고 2025년 매출이 119억 원으로 전년 128억 원보다 7%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47억 원에서 118억 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손익은 여전히 적자를 이어갔다.
돌체앤가바나는 1997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국내에 진출한 뒤 약 20년간 파트너십을 이어오다 2018년 말 한국법인 돌체앤가바나코리아를 설립하고 패션 부문을 직접 전개하는 직진출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뷰티 부문은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유통을 맡고 있다.
돌체앤가바나코리아의 매출은 2022년 142억 원에서 2023년 131억 원으로 줄었고, 이후 2024년 128억 원, 2025년 119억 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영업손실은 2022년 136억 원에서 2023년 175억 원으로 확대됐으나 2024년 147억 원, 2025년 118억 원으로 줄었다. 적자 폭은 축소되고 있지만 외형이 함께 줄어든 만큼 본업 경쟁력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용 효율화로 손실을 줄이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에트로코리아의 2025년 매출은 111억 원으로 전년 125억 원보다 줄었다. 에트로코리아는 2024년 매출 125억 원, 영업손실 97억 원을 기록했던 만큼 직진출 이후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흐름이다.
골든구스코리아는 2025년 매출 358억 원, 영업이익 11억 원을 기록해 흑자는 유지했다. 다만 2022년 491억 원이던 매출이 2024년 351억 원까지 줄어든 뒤 2025년 소폭 반등한 수준이라 과거 인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성패를 가른 것은 직진출 여부 자체보다 전환 시점과 현지화 역량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랜드 열기가 살아 있고 핵심 상품군이 시장에서 통할 때 직진출한 브랜드는 외형을 키웠지만, 돌체앤가바나·에트로·골든구스처럼 유행의 정점을 지난 뒤 직접 운영에 나선 브랜드는 외형 축소나 저수익 구조에 직면한 모습이다.
한국 명품 시장의 초양극화도 부담이다. 소비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이른바 '에루샤' 등 최상위 브랜드로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에루샤 3사의 한국 매출은 총 4조 5573억 원으로 전년보다 9.8% 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아울러 명품 본사의 직진출은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지만, 상품 구성과 사이즈, 컬러, 매장 운영까지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춰 조정하지 못하면 오히려 현지화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명품 소비는 상징성과 희소성이 확실한 최상위 브랜드와 새로움을 앞세운 신명품 브랜드로 양분되는 분위기"라며 "과거 인지도는 높지만 현재의 구매 이유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한 브랜드는 직진출하더라도 고정비 부담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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