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수출' 늘고 협업 넓어지고…유통업계 일본 마케팅 진화

편의점 업계, 돈키호테에 매대 확대…"전략적 협업 파트너"
도라에몽 등 인기 IP 활용한 소비자 접점 모색…'양방향 협업'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할인 마트 돈키호테 매장 앞에 할인 딱지가 붙은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2018.06.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국내 유통업계의 일본 마케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일본 유통 모델을 벤치마킹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일본에 역수출하고, 현지 브랜드 및 캐릭터 지식재산권(IP)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CU·GS25·다이소까지…일본 공략 나선 K유통

대표적인 사례는 편의점 업계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자체 브랜드(PB) 'HEYROO(헤이루)' 상품을 일본 할인점 돈키호테에 최초로 수출하며 국내 편의점 PB의 일본 시장 진출에 나섰다. 2024년에는 헤이루 치즈맛 컵라면을 일본 돈키호테에 직수출했고, 이후 PB 전용 매대 설치로까지 협력이 확대됐다.

GS리테일도 일본 대표 할인점 돈키호테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돈키호테를 통해 10여 종의 상품을 수출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대표 PB 상품인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오모리김치즈볶음면'을 일본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달 30일부터는 약 25만개 규모의 상품을 일본 현지에 공급하고 매장 내 주요 동선에 GS25 전용 진열 공간을 마련하는 등 한국 편의점 브랜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물량을 포함하면 누적 수출 물량은 총 50만 개를 돌파하게 된다.

생활용품 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는 국내에서 기획·개발한 생활용품을 일본 다이소에 공급하고 있다. 과거 일본 다이소 운영 방식을 국내에 도입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자체 상품 기획력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시장이 까다로운 소비자층과 높은 품질 기준을 갖춘 만큼, 국내 PB 상품 경쟁력을 입증하는 시험대로 평가한다. K푸드와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이 더 이상 벤치마킹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 유통기업의 수출시장과 전략적 협업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S25는 돈키호테의 협업을 확대하고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GS25 제공)
日 인기 IP 협업 상품도 활발…브랜드·콘텐츠 교류 활발

일본 브랜드와 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인기 디저트브랜드 치로루초코와 오 오하요, 토라쿠 등의 상품을 직소싱해 선보이고 있다. CU는 산리오 등 일본 인기 캐릭터 IP를 활용한 간편식과 디저트, 굿즈를 출시하며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IP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잇달아 선보이며 집객 효과를 노리고 있다.

오는 10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아트와 식품을 접목한 '문화 체험형 쇼핑 공간'인 '어나더 팜'에서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IP '도라에몽' 협업 상품을 선보인다. 아울러 일본 설치미술가인 '쿠사마 야요이'의 커피잔을 비롯해 아톰, 짱구, 원피스 등 인기 IP 굿즈도 한자리에 소개한다.

업계에서는 일본과 유통 협력이 단순한 해외 브랜드 도입을 넘어 공동 상품 기획과 콘텐츠 마케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푸드와 K콘텐츠의 인지도가 일본에서 높아지면서 국내 유통사는 자체 브랜드를 현지에 수출하고, 국내에서는 일본 인기 IP를 활용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양방향 협업'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일본 상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한국 PB와 K푸드를 일본에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양국 소비자가 서로의 브랜드와 콘텐츠에 익숙해지면서 상품과 마케팅 협업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