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고환율에 식품사 어렵다는데…조용히 미소 짓는 '이곳'

'수출형 기업' 삼양식품·오리온 등 고환율 수혜…원자재 부담 상쇄
달러에 더해 위안화·루블화 등 주요국 화폐 강세…업계 부진 속 선방

원·달러 환율이 1,530원대의 고환율이 지속된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2026.6.19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웃돌며 고환율 시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밀과 팜유 등 가공식품의 핵심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계는 원가 부담이 커지는 악재입니다.

그런데 고환율 시대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를 훌쩍 뛰어넘는 곳들입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가가 올라 국내 사업 중심의 식품기업은 직격탄을 맞습니다. 실제 지난해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사들은 영업이익이 20~30%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외화 수익을 원화로 환산할 때 더 많은 이익이 발생합니다. 고환율이 K-푸드 열풍을 주도하며 해외 매출 비중을 일찌감치 높인 '수출형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삼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2025.4.22 ⓒ 뉴스1 김도우 기자

고환율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삼양식품(003230)입니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714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해외에서 5850억 원을 벌었습니다. 해외 비중은 82%에 달합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매출 비중이 각각 31.6%, 29.2%(1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입니다. 그런데 최근 1년간 달러·원 환율은 12.1%, 위안화 환율은 17.8% 올랐습니다.

실제 삼양식품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후 이익이 약 163억 원 개선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면발의 주재료인 소맥(밀) 가격이 1년간 17%가량 오르는 등 원자잿값 상승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오리온(271560)도 고환율 효과를 보는 곳입니다. 중국·베트남·러시아가 핵심 시장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70%를 넘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1년 매출이 50% 가까이 늘어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업이 순항하는 가운데 환율 효과까지 더할 전망입니다. 오리온이 이달 16일 공시한 5월 잠정 실적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러시아 루블화는 17.7%, 위안화와 베트남 동화도 각각 13.3%와 5.8%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영향을 바탕으로 지난달 해외 법인 매출은 1년 전보다 러시아가 27.2% 올랐고, 중국 20.8%, 베트남 13%씩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업계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오리온 초코파이가 진열되어 있다. . 2022.9.13 ⓒ 뉴스1 박지혜 기자

해외 매출 비중이 40%에 달하는 농심(004370)도 수혜 기업으로 거론됩니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일본 등이 거점 국가입니다.

물론 높은 수출 비중이 마냥 호재는 아닙니다. 현지 통화가 약세를 보이거나 미국 관세 정책처럼 예상치 못한 변수가 겹치면 환율 효과가 상쇄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수 중심의 식품사들이 고환율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해외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K-푸드 열풍을 주도하며 글로벌 시장을 두드려온 기업들의 빛을 발하는 시기입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