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 물' 선크림 만든다…코스메카, 끈적임 없는 선제품 주력[유통人터뷰]

오일 없이 자외선 차단 구현…끈적임·눈 시림 등 기존 선제품 불편 완화
국제 학술지 게재·특허 출원 진행…국내외 고객사와 상용화 논의

황준필 코스메카코리아 책임연구원(코스메카코리아 제공) ⓒ 뉴스1 최소망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여름철을 앞두고 선케어 제품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 OE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코스메카코리아(241710)가 오일 성분 없이 자외선 차단 효과를 구현하는 수계 선크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선크림의 단점으로 꼽히던 끈적임, 번들거림, 눈 시림 등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제형으로 주목된다.

황준필 코스메카코리아 CCM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2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개발한 새로운 선크림 기술은 유성 성분을 배제하고, 수성 성분만으로 자외선 차단 기능을 구현한 '물속의 물' 에멀전 기술"이라고 밝혔다. CCM 연구소는 자외선 차단 제품류와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 등을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일반적인 선크림을 비롯한 화장품은 물과 오일을 섞는 에멀전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코스메카코리아가 개발한 기술은 오일 성분을 배제하고 두 가지 수성 성분을 에멀전화한 것이 특징이다. 물과 물이 서로 섞이지 않고 캡슐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한 뒤 수용성 자외선 차단 성분을 적용했다.

코스메카코리아가 오일 없는 제형에 주목한 것은 기존 오일 기반 선제품의 한계 때문이다. 오일 성분은 피부에 끈적임을 남기거나 눈 시림을 유발할 수 있고,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지속 제기돼 왔다.

황 연구원은 "성분 안전성, 가벼운 사용감, 친환경성을 모두 충족하는 수계 제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지속 가능한 제형 개발을 위해 오일 프리 수계 제형 연구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개발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황준필 코스메카코리아 책임연구원(코스메카코리아 제공) ⓒ 뉴스1 최소망

기술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수계 제형에 적용할 수 있는 수용성 자외선 차단 성분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충분한 차단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차단 물질을 조합해야 하지만, 수계 제형에 적용 가능한 성분은 제한적이었다.

황 연구원은 "수계 제형에 적용 가능한 자외선 차단 물질은 단 2종뿐이었다"며 "고분자와 자외선 차단 물질 간 그물 구조를 형성하는 레올로지 특성을 활용해 수용성 자외선 차단제의 효율을 향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제는 자외선 차단 성분을 포함한 상태에서 물/물 에멀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기존에 물과 물을 분리하는 연구는 있었지만,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유효 성분을 적용해 에멀전을 형성하는 연구는 드물었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수많은 실험을 통해 자외선 차단 기능과 제형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물/물 에멀전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황준필 코스메카코리아 책임연구원(코스메카코리아 제공) ⓒ 뉴스1 최소망
끈적임 줄이고 SPF 효율 3배↑…연내 상용화 추진

기술이 실제 제품에 적용될 경우 소비자는 기존 선크림의 불편함으로 꼽히던 끈적임, 번들거림, 백탁, 눈 시림 등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분 베이스 제형인 만큼 얼굴 전체는 물론 눈가 주변에도 비교적 편하게 도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물/물 에멀전 기술은 유성 성분을 배제하고 수분 베이스로 구성돼 번들거림과 눈 시림 현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며 "우수한 발림성으로 균일한 도포가 가능해 기존 오일 기반 제형 대비 끈적임과 백탁 현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능 개선도 확인됐다. 코스메카코리아에 따르면 물/물 에멀전 기술을 적용한 결과 단순 혼합 방식 대비 SPF와 PA 수치가 모두 3배 이상 향상됐다. 주사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도포 시 빈틈없는 자외선 차단막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성분 분포 균일도는 72% 개선됐다.

황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SPF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 지수를 확보해 실제 제품화가 가능한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며 "제형의 흐름과 점탄성을 측정하는 레올로지적 특성 분석에서도 단순 혼합 방식보다 점성과 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발림성과 사용감 측면에서 긍정적인 개선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메카코리아가 개발한 물/물(W/W) 에멀전 기반 자외선 차단 기술 모식도. ⓒ 뉴스1 최소망

상용화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해당 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 중으로 이르면 연내 등록이 완료될 예정이며, 코스메카코리아는 연구소 내 시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국내외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안과 논의도 진행 중이다.

황 연구원은 "협의 결과에 따라 연내 상용화 및 양산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선케어 시장은 단순히 SPF·PA 수치를 높이는 경쟁을 넘어 사용감, 저자극, 친환경성까지 따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민감성 피부 소비자와 클린뷰티 수요가 늘면서 오일 프리·수계 제형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 연구원은 "물/물 에멀전은 단순히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넘어 글로벌 선케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선케어를 넘어 뷰티 전반에 친환경 오일 프리 플랫폼으로 확장될 잠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