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접점 늘린다"…식품업계, 역사·철학 담은 체험관 확대
오뚜기, 2700평 규모 '함태호홀' 개관…제품 구매·체험·전시 공간
풀무원, 지속가능식생활 이론·실습 교육…제과업계 어린이 체험 공간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식품업계가 자사 역사와 강점을 직접 보여주는 체험형 공간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가치와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차별화된 접점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007310)는 이달 15일 경기도 안양시 안양공장 내에 '함태호홀'을 개관했다. 연면적 8700㎡(약 2700평) 규모로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조성된 대규모 공간이다.
창업자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생애와 경영철학을 기념하고 오뚜기 역사와 브랜드 자산을 소개하는 일종의 역사박물관이다. 1972년 준공 이후 27여년간 분말카레와 수프 생산공장으로 쓰였던 안양1공장 건물을 활용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박물관에는 제품을 구매하는 '오마트', 음식을 맛보는 '롤리폴리', 식문화 전시·체험 공간 '아카이브' 등이 마련됐다. 오뚜기는 이 공간을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풀무원(017810)은 올해 4월 서울 강남구 수서 본사에 조리학교 '테이스티풀무원'을 열었다. 풀무원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식생활에 맞춰 소비자가 건강과 환경의 가치를 식단에 반영하는 체험형 플랫폼이다.
신선한 채소와 포화지방이 적은 단백질, 거친 통곡물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2:1:1 식사법' 등 식생활 이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한다. 당초 선착순으로 월 2회 소규모 클래스를 진행했으나 신청자가 쇄도하면서 추첨 방식으로 참여자를 선발할 만큼 관심이 높다.
소비자에게 친숙한 제과업계는 일찌감치 체험 공간을 마련해 잠재 고객인 어린이 붙잡기에 나섰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 롯데GRS 등의 식음료 연구개발(R&D) 거점인 롯데중앙연구소는 어린이 식품 체험관 '롯데스위트파크'를 운영 중이다. 2017년 첫 개관 이후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됐으나 2023년 확장 재개관했다.
롯데 식품을 테마로 구성한 마을과 연구소 체험, 자일리톨 치아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무료로 운영돼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단체 예약이 쇄도하는 실정이다. 실제 16일 기준으로 8월까지 단체 견학이 모두 마감됐다.
크라운해태도 2015년 용산 본사 사옥에 '키즈뮤지엄'을 열어 어린이들이 오감으로 과자와 예술을 체험하는 박물관을 꾸렸다. 크래커, 웨하스 등을 이용해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등장하는 '과자집'을 만드는 이색 체험 공간이다.
식품업체의 역사·체험 공간이 단순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 각 기업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자산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제품 경쟁력만으로는 차별성은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역사와 철학을 전달하고 체험을 제공해 충성도 높은 소비층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개방되지 않은 공간까지 포함하면 상당수 식품기업이 역사관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다"며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은 만큼 소비자 접점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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