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쿠팡 '역대 최대 과징금' 철퇴…'괘씸죄' 논란

한 해 영업이익 맞먹는 규모…비례의 원칙 어긋날 가능성
제재 수위에 더 집중…우리 사회 보안 체계 강화에 머리 맞대야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6.6.11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인 6246억 8100만 원을 부과받았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4235억 원, 무단으로 타사 온라인 활동 기록을 수집한 데 대해 2011억600만 원이 부과됐다.

쿠팡의 과징금 액수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외에 별건인 무단 수집 활동까지 합친 금액이긴 하지만, 2324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의 과징금 규모(1347억 9100만 원)를 훌쩍 뛰어넘어 쿠팡의 한 해 영업이익 6790억 원에 맞먹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수천억의 적자에 한 기업이 휘청거릴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755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은 엄정하게 다루고, 원인 분석 및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힘 쏟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과징금 규모와 산정 방식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쿠팡에 적대적인 이들에게는 합당하거나 혹은 부족한 제재로 받아들이는 반면, 과징금이 공정하게 산정됐는지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반대 진영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순히 매출액에 일정 비율을 곱해 과징금을 산정하는 방식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쿠팡과 비슷한 또는 피해가 더 심각한 경우임에도 단순히 기업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과징금 액수가 적다면 사회적으로 납득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유출사고 후 선제적 대응, 정보의 민감도, 2차 피해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봤다고 보기엔 쿠팡의 과징금은 앞선 기업들에 대한 처분과 너무 큰 차이가 난다. 정치적인 논란을 빚고 있는 쿠팡을 향한 따가운 여론 점수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의심이 들 정도다. 일종의 '괘씸죄' 논란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개보위의 제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더욱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하는 사후 처벌식 제재가 경각심은 줄지언정 정작 기업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보안 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진 않는다는 걸 내포한다. 오히려 재발 방지를 위해 투자할 여력을 부족하게 만들 뿐이다.

어떻게 하면 제재의 수위를 높일 수 있을지에 집중할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의 보안 체계를 살펴보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고를 줄일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는 기업에 책임을 지우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현 상황을 극복할 지혜를 짜내야 한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