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영등포점 역사 세번째 유찰…임차료 11% 더 떨어져

철도공단, 4차 공모 진행…임차료 258억→229억으로 제시
인근 상권 경쟁 심화로 매출 30% 하락…임차료 인하 전략 해석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 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롯데백화점이 운영 중인 영등포역 점포가 세 차례나 유찰되면서 폐점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임차료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입찰 거부인지, 수익성이 악화된 점포에 대한 폐점 수순인지를 두고 유통가 관심이 쏠린다.

4차 공모 임차료 229.6억으로 하락…롯데百, 입찰 참여할까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 철도공단은 2일부터 영등포역사 상업시설 사용 허가 4차 입찰을 진행 중이다. 입찰 임차료는 229억6000만 원으로 3차 공모 당시 제시된 258억3000만 원보다 11.1% 낮아졌다. 공모 기간은 다음 달 1일까지다.

철도공단은 2월부터 해당 점포에 대한 사용 허가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모두 유찰되면서 임차료도 당초 287억 원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심지어 이번에 제시된 임차료는 롯데백화점이 2019년 당시 써낸 252억 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현재 백화점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공모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업체다. 하지만 점포 매출이 급락하면서 롯데백화점은 영등포점 운영 지속 여부를 두고 계속 고심하고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2020~2024년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을 통해 추가 5년 운영권을 획득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철도공단에 영등포점 운영권 사용을 취소하겠다고 신청했다.

점포 경쟁력 제고를 위한 리뉴얼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남은 계약 기간으로는 불충분해 최소 10년 이상 안정적인 영업 기간을 확보한 뒤 리뉴얼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본점과 잠실점, 노원점, 인천점 등 핵심 8대 점포를 중심으로 리뉴얼을 진행하며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내부 2021.7.11 ⓒ 뉴스1 김진환 기자
매출 30% 하락했는데 임차료는 300억…입지 포기 쉽지 않아

업계에서는 롯데가 매출 대비 과도한 임차료 부담에 선뜻 입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연간 매출은 2019년 4600억 원가량이었지만 2023년 3000억 원 중반에 이어 지난해는 3000억 원대 초반으로 6년 만에 무려 30%가량 내려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과 경방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여의도에는 더현대서울 등이 들어서며 상권 경쟁이 치열해진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노후한 환경인 영등포역사가 가장 먼저 외면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철도공단은 2021년과 2022년 임차료로 각각 약 300억 원과 327억 원을 부과했다. 롯데는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임대료가 과도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8일 임차료 산정을 다시 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업계는 롯데백화점이 영등포점 입지를 쉽게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월 수백만 명에 달하는 유동 인구와 거주 인구 5만여 명을 확보하고 있는 거점인 데다 인근 지역 재개발·재건축도 예정돼 있어 상권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영등포 경방 타임스퀘어와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지난해 합산 매출이 1조 3000억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신세계와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AK플라자 등 주요 업체 모두 기존 점포에 주력하며 영등포점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없어 협상의 무게추는 롯데백화점에 기울어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도공단과 갈등을 빚기도 했던 롯데백화점이 영등포점 임차료 인하 전략으로 유찰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시점에서 철도공단과 합의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