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피부톤 진단부터 '나만의 립' 제조까지"…뷰티 혁신 '아모레 용산'

AI 피부톤 진단부터 로봇 맞춤 제조까지…'나만의 립' 만드는 체험형 매장
두피 진단·향 연구실·뷰티랩까지…판매 넘어 체험형 K-뷰티 공간으로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에 위치한 아모레 용산에서 방문객 누구나 셀프 스킨 체크를 할 수 있다. ⓒ 뉴스1 최소망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화면을 정면으로 바라봐 주세요."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090430) 본사 2층 '아모레 용산'. 커다란 모니터 앞에 서자 피부톤 측정이 시작됐다. 몇 초 뒤 화면에는 기자와 어울리는 립 컬러 4가지가 떠올랐다. 매장에서 수십 개의 립 제품을 손등에 발라보며 고민하던 과정이 인공지능(AI) 진단 한 번으로 압축된 셈이다.

추천 색상을 들고 셀프 테스트 존으로 이동했다. 직접 발라보고 마음에 드는 제형과 향, 라벨 문구까지 골라 직원에게 차트를 넘기자 이번에는 로봇이 움직였다. 입력한 정보에 맞춰 색을 조합하고 제품을 채워 넣는 과정이 유리창 너머로 이어졌다.

약 15분 뒤 손에 쥔 것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립'이었다. 기성품 중 하나를 고르는 기존 방식과 달리 나에게 맞는 제품을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게 특징이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에 위치한 아모레용산에서 파운데이션을 제조해 주는 로봇 모습. ⓒ 뉴스1 최소망

4월 30일 리뉴얼 오픈한 아모레 용산은 아모레퍼시픽의 기업 비전 '크리에이트 뉴 뷰티(Create New Beauty)를 고객 경험으로 구현한 플래그십 스토어다. 쇼룸과 진단·맞춤 서비스, 연구 공간, 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한 '하우스 오브 뉴 뷰티'(House of New Beauty)를 콘셉트로 한다.

기자가 체험한 헤라 '커스텀 매치 립'은 개인화 과정을 전면에 내세운 서비스다. 헤라 커스텀매치 서비스는 이번 리뉴얼로 선택 폭을 넓혔다. 파운데이션·쿠션은 3호부터 50호까지 쉐이드를 확대했고, 기존 실키 스테이·블랙 쿠션에 이어 '리플렉션 스킨 글로우' 제품도 추가했다. 립 서비스는 카운슬링 중심에서 고객이 직접 진단하고 테스트하는 셀프 체험 방식으로 강화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에 위치한 아모레용산에 준비된 셀프 두피 진단 서비스 기기. ⓒ 뉴스1 최소망
두피 진단부터 향 연구실까지…공간 곳곳에 담긴 R&D

또 다른 체험 공간인 '라보에이치 스칼프 바'에서는 두피 상태를 셀프로 진단할 수 있었다. 카메라가 두피를 촬영하고 자가 문진을 진행하자 종합 진단 결과가 출력됐다. 결과지에는 현재 두피 상태와 모발 밀도, 모발 굵기 등이 정리됐고, 이에 맞춘 추천 헤어 제품도 제안됐다.

막연했던 두피·모발 고민은 이미지와 결과지로 구체화됐다. 현재 상태를 먼저 진단한 뒤 맞춤 제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관리 영역을 피부에서 두피와 모발까지 확장한 모습이었다. 두피 진단 외에도 모발 상태와 향 선호도를 반영한 미쟝센 퍼펙트 세럼 비스포크 서비스도 운영된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에 위치한 아모레용산 내부 모습. ⓒ 뉴스1 최소망

아모레퍼시픽이 축적한 피부 연구 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결합한 '마이 스킨 퓨처'는 현재 피부 상태뿐 아니라 생활 방식에 따른 미래 피부 변화까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색조 제품 추천을 넘어 피부·두피·모발 등 생활 전반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매장 안쪽에는 향 연구실인 '프래그런스 랩'도 마련돼 있었다. 연구원들이 향을 연구하는 공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방문객은 다양한 향을 맡으며 머무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향들은 모두 시향해 볼 수도 있는 공간이다. 제품 판매 공간이라기보다 연구개발(R&D)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에 가까웠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에 위치한 아모레용산의 프래그런스 랩 모습. ⓒ 뉴스1 최소망

매장 내 '아모레 뷰티 랩'에서는 고객이 신제품 테스트와 감성 반응 연구·인터뷰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방문객이 단순 소비자를 넘어 제품 개발 과정에 의견을 내는 참여자로 확장되는 구조다.

아모레 용산의 특징은 '판매'보다 '체험'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방문객은 제품을 고르기 전 자자신의 피부톤과 두피 상태를 확인하고, 데이터와 취향을 바탕으로 제품을 추천받거나 직접 제작한다. AI와 로봇 기술, 연구 공간 공개가 소비자 경험과 맞물리며 기존 뷰티 매장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에 위치한 아모레용산의 프래그런스 랩 모습. ⓒ 뉴스1 최소망

해외 방문객을 위한 편의성도 강화했다. 다국어 안내와 글로벌 결제 시스템, 즉시 택스리펀 서비스, 국가별 선호를 반영한 제품 큐레이션과 기프트 존을 운영한다. 아모레 비스포크와 시티랩 진단 서비스, 뷰티 클래스는 아모레몰을 통해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또 다른 체험형 뷰티 플래그십 '아모레 성수'에서도 글로벌 K-뷰티 체험 수요는 확인된다. 2019년 성수동에 문을 연 아모레 성수는 과거 자동차 정비소를 리노베이션한 '뷰티 라운지'로, 30여 개 브랜드와 1000여 개 제품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에 위치한 아모레용산의 내부 모습. ⓒ 뉴스1 최소망

코로나19 이전 5% 미만이던 외국인 방문 비중은 최근 시즌에 따라 80~90%까지 늘었다. 헤라 커스텀 매치 등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 예약 마감률은 상시 100% 수준이며, 맞춤형 서비스 이용 고객 중 외국인 비중도 80% 이상이다.

아모레 성수가 성수동의 지역성과 감성을 기반으로 K-뷰티를 자유롭게 경험하는 공간이라면, 아모레 용산은 쇼룸과 맞춤형 서비스에 연구 기능, 고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결합한 미래형 플래그십에 가깝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고객이 직접 진단받고 제작하고 제품 개발 과정에도 참여하는 새로운 뷰티 경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성수 모습. (아모레 퍼시픽 제공)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