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블루엘리펀트 안경파우치 디자인 무효심판 승소

2021년 젠몬 제품 출시…2년 후 블루엘리펀트 유사 디자인 등록
블루엘리펀트 "특허심판원 결정 아쉬워…항소 여부 검토 예정"

(아이아이컴바인드 제공)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블루엘리펀트 디자인등록에 대해 제기한 무효심판에서 승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젠틀몬스터 측에 따르면 문제가 된 디자인은 2023년 6월 블루엘리펀트가 등록한 것이다. 젠틀몬스터 측은 해당 제품이 2021년 젠틀몬스터가 선보인 안경파우치와 사실상 디자인이 동일하다고 보고 지난해 3월 특허심판원에 디자인 등록 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젠틀몬스터 측은 이번 심판 과정에서 단순 외형 비교를 넘어 실제 제품을 분해한 자료까지 제출했다. 특히 해당 안경파우치 입구 부분의 굵고 자연스러운 주름 구조와 상단 양측 금속 장식의 위치와 형태, 박음질선 배치 방식, 내부 보강재 구조와 패턴 등이 문제가 됐다.

내부 구조까지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단순 참고 수준이 아니라 구조적 모방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허심판원은 결과적으로 해당 디자인이 젠틀몬스터 파우치 디자인과 유사해 신규성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이날 등록무효 결론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이미 공개된 타사 디자인과 유사한 형태 제품을 내놓고 심지어 디자인권으로 등록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유행하는 디자인을 따라 하는 사례는 흔하지만, 후행 디자인이 등록되는 것은 훨씬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남의 디자인을 베낀 것도 모자라 권리로 등록한 황당한 사례"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디자인권을 인정할 경우 원창작자가 오히려 법적 공격을 받는 역전 현상까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블루엘리펀트는 디자인권 등록 시 간소화 절차인 일부 심사 등록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자인 등록 일반심사제도는 선행 디자인 존재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를 거치지만 간소화 절차인 일부 심사 등록 제도는 선행 디자인 조사 과정이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디자인 등록 제도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이번 심결에 대해 "타사 디자인을 모방해 권리화하는 행위에 제동을 건 사례"라며 "창작과 브랜드 구축에 대한 정당한 보호 원칙이 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블루엘리펀트는 특허심판원 심결과 관련해 "특허심판원 결정을 존중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며 "심결문을 자세히 검토한 후에 항소할지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블루엘리펀트는 젠틀몬스터 제품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 32만여 점을 대량 판매한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블루엘리펀트 전임 대표 최 모 씨는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구속됐다.

블루엘리펀트 측은 소비자에게 트렌디한 제품을 빠르게 선보이기 위해 시장에 나와 있는 선행 제품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며 "통상적인 형태를 갖는 안경의 선행 제품 참조는 위법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