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논란 스타벅스…불매운동 넘어 美 본사 계약 유지 '촉각'

스타벅스·신세계, 내부 진상 조사…이마트 '브랜드 평판 위험' 공시
美 본사 "기준 충족 못하면 부정적 영향"…해외 사례상 가능성 낮을 듯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등 33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에서 '역사 모독, 국가 폭력 옹호, 스타벅스'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5.21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확산하면서 미국 스타벅스 인터내셔널(SCI)과 체결된 라이선스 계약이 유지될지 주목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극우 이미지가 생겨나면서 매출 감소를 넘어 브랜드 가치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내부조사…증권신고서 "부정적 영향 가능성" 적시

22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와 신세계그룹은 탱크데이 사태에 대한 내부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도 전달될 예정이다. 신세계 계열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최대 주주다.

이마트는 전날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SCK컴퍼니의 브랜드 평판 관련 위험'을 기재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대용량 텀블러 '탱크 시리즈'를 할인하는 기획 프로모션을 진행하였으나 사용된 문구의 적정성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제기됐다"며 "향후 여론에 따라 소비자 인식, 브랜드 평판,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영업실적 및 향후 사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 있다"고 썼다.

탱크데이 사태를 양국 스타벅스가 주시하는 건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실적뿐만 아니라 계약 지속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문제여서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도 지난해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간 보고서에서 "파트너가 관련 법률 또는 브랜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지적재산권의 일관성없는 사용 또는 불충분한 보호는 소비자 신뢰를 약화하고 재무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하고 있다.

계약 해지 시 신세계그룹이 받을 재무적 부담도 상당하다. 이마트는 2021년 7월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보유한 주식 50% 중 17.5%를 사들이며 67.5%의 지분을 확보해 1대 주주에 올랐다. 나머지 32.5%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매입하며 현재 미국 본사의 지분은 없다.

다만 이마트는 지분 매입 당시 이른바 '35% 콜옵션'을 설정했다. 이마트 측 귀책으로 계약이 해지되면 본사가 지분을 35%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번 사태로 계약이 해지되면 이마트는 스타벅스 지분을 헐값에 매각해야 하는 셈이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통해 판매하던 SS시그니처 탱크 텀블러. 현재는 판매가 중단됐다.(SNS캡쳐. 재배포 및 DB 금지) 2026.5.20 ⓒ 뉴스1 서충섭 기자
계약 해지 '콜옵션' 발동 우려…해외 사례 보니 가능성 낮을 듯

다만 글로벌 브랜드의 계약 해지 사례를 보면 마케팅 논란에서 비롯된 스타벅스 사태가 콜옵션 조항 발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은 현지 사업체가 본사의 품질 기준을 맞추지 못했거나 재무 상황 악화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질 때 계약 해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인 메리어트는 지난해 전 세계 40여 국에서 객실을 운영하는 숙박 체인업체 손더와 20년짜리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손더 측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것이다. 스타벅스도 브라질에서 브랜드를 운영한 사우스록 캐피탈의 로열티 연체 등으로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1999년 국내에 진출할 때부터 신세계와 합작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한 점 등을 볼 때 계약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는 등 조사 결과에 따라 본사 대응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에서 촉발된 논란이 불매운동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계약 해지는 아니더라도 본사 차원의 강한 요구가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