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이 보증"vs"MBK가 직접 책임져야"…자금난 홈플러스 평행선

메리츠 조건 담아 브리지론 재요청에도…"무책임한 제안" 거절
홈플러스 "이 정도 보증이면 충분" 재차 요청…회생 여부 '안갯속'

서울 시내 영업 중단 예정인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 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1년여 회생 절차 중인 홈플러스가 자금난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일부 점포 운영이 중단되면서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도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홈플러스, 메리츠 내건 조건 담아 브리지론 재차 요청…메리츠 "김병주 회장 책임지지 않아" 거절

22일 업계에 따르면 21일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에 초단기대출(브리지론)을 재차 요청했으나 메리츠금융은 이를 다시 거절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담보, 관리인인 김광일 MBK부회장의 연대 보증 등 담은 추가 담보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앞선 브리지론 요청에 메리츠금융이 내건 조건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메리츠금융 측에서는 "김광일 부회장만 내세운 것은 대주주인 MBK와 김병주 회장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무책임하고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홈플러스 측에서 요청하는 자금 규모는 1000억 원 규모인데, 이를 김광일 부회장 개인으로 보증을 세우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익스프레스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아직 '딜 클로징'은 아니다. 매각 대금 유입이 지연되면 메리츠가 추가로 1000억 원의 채권 위험을 추가로 떠안을 수 있어 대주주 이행 보증을 요구하는 것이다.

다만 MBK 측에서도 입장은 난감하다. MBK는 이미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투입을 밝혔고, 이자 비용도 부담 중이다. 김병주 회장도 자택을 담보로 잡히면서 사재 400억 원을 투입해 추가 보증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은 재차 입장문을 내고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의 대출에 관리인의 이행보증, 복수의 담보장치, 회생절차의 DIP 대출 보호면 충분하다"며 브리지론 투입을 재차 요청했다.

홈플러스가 37개 매장의 영업을 10일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 붙은 임시 휴업 안내문. ⓒ 뉴스1
직원들, 4월 월급 4분의1만, 5월 급여도 안갯속…37개 점포 문 닫고 비상 경영 중

대주주와 채권단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현장은 더 악화되고 있다. 이미 직원들은 올해 내내 급여를 제 시기에 정상적으로 지급받지 못했는데, 지난달 급여도 25% 수준을 5월 급여날이 되어서야 겨우 받았다. 나머지 4월 급여와 5월 급여 지급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매장은 여전히 PB상품으로 겨우 채워져 있고, 물품 납품이 어려워지면서 전국 37개 매장의 문을 임시로 닫으면서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의 마트노조는 지난 19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고, 일반노조도 메리츠금융의 브리지론 참여를 요구하며 다음 달 1일 투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당초 지난 3월4일까지였지만,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의 사유를 이유로 두차례 연장해 7월3일까지 연장됐다.

홈플러스는 점포 운영 효율화, 일부 점포 운영 중단 계획, 잔존사업부문 M&A 추진 방안 등이 포함한 수정 회생계획안을 준비 중이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