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이후 막막한 이랜드…호카 판권전, 조이웍스 변수로 재정비

조이웍스 '신규 유통사 선임 제한' 주장에 판권전 안갯속
신세계인터·LF·무신사도 기회 모색…데커스 최종 판단 촉각

호카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글로벌 러닝 브랜드 호카의 국내 판권전이 조이웍스발 변수로 재정비되고 있다. 조이웍스가 데커스의 신규 한국 유통사 선임이 제한됐다고 주장하면서 쟁쟁한 후보군 간 눈치싸움도 다시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이웍스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현지 준사법기관이 데커스의 새로운 한국 유통사 선임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조이웍스는 데커스와 계약 유효성을 전제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이웍스 측은 미국 현지 절차에서 데커스의 신규 한국 유통사 선임을 제한하는 취지의 임시 조치가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뉴스1>이 조이웍스 측에 기관명과 사건번호, 결정문 등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하자 조이웍스 측은 '보안유지' 등을 이유로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같은 조치가 사실이라면 최종 판단 전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가처분 성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체적인 추가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조이웍스의 이번 입장 발표를 판권 협상 국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대외 메시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데커스와 조이웍스 간 신뢰 관계가 이미 상당 부분 흔들린 만큼, 조이웍스가 기존 유통망과 사업 지속성을 강조하며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조이웍스 변수 없었다면 새 판권자는 누구?…"결정된 사안 없어"

호카 판권전에서 가장 부담이 큰 후보로는 이랜드월드(035650)가 거론돼 왔다. 이랜드는 2008년 250억 원 수준이던 뉴발란스 국내 매출을 2024년 1조 원대로 키운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뉴발란스 본사가 2027년 1월 1일부터 한국 법인을 설립·운영하기로 하면서 이랜드의 중장기 스포츠 포트폴리오 재편은 불가피해졌다. 이랜드와 뉴발란스가 라이선스 계약을 2030년까지 연장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뉴발란스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랜드 입장에서 호카는 뉴발란스 이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사실상 몇 안 되는 대형 글로벌 러닝 브랜드다. 뉴발란스는 이랜드가 국내에서 16년 만에 매출을 40배가량 키워낸 대표 성공 사례지만, 본사 직진출 이후에는 이랜드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1조 원대 뉴발란스를 대신할 카드로 호카 판권을 노렸지만, 이번 조이웍스 측의 주장으로 원점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호카만큼 단기간에 브랜드력과 성장성을 입증한 글로벌 러닝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도 이랜드의 부담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는 스포츠 브랜드 운영 경험과 오프라인 유통망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조이웍스 변수로 판권전이 불투명해지면서 뉴발란스 이후 전략도 함께 흔들리는 모양새다. 중국 사업 등 해외 성장축에 대한 부담까지 남아 있는 만큼 호카를 놓칠 경우 신규 성장동력 확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신세계인터내셔날·LF·무신사도 판권 구도 재편 속 기회 모색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과 LF(093050), 무신사(458860) 등도 조이웍스 변수 이후 재정비되는 호카 판권 구도에서 기회를 엿보는 후보군이다. 이들 역시 데커스와 기존 접점, 브랜드 운영 경험, 온라인 유통 장악력 등 각기 다른 강점을 갖춘 만큼 판권 경쟁에서 배제하기 어렵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데커스와 기존 사업 관계가 강점이다. 데커스의 어그 브랜드를 국내에서 전개하고 있는 만큼 호카까지 확보할 경우 데커스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국내에서 확대할 수 있다.

LF도 스포츠·아웃도어 포트폴리오 확대 측면에서 호카 판권에 관심을 이어가는 후보로 꼽힌다. 호카가 러닝화뿐 아니라 트레일러닝, 아웃도어 시장과 맞닿아 있는 만큼 LF의 기존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맞물릴 여지가 있다.

무신사 역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젊은 소비자층과 스니커즈·러닝 수요층에 대한 접근성이 높고, 브랜드 인지도 확산과 판매 전환을 동시에 이끌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무신사는 호카를 직접 전개하지 않더라도 플랫폼을 통해 판매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어 판권 확보 실패가 곧바로 사업 공백으로 이어지는 이랜드와는 온도 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이웍스와 데커스의 호카 판권 계약은 1년 단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계약 기간이 종료 되는대로 새로운 유통사와 계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호카 판권과 관련해 아직 최종 결정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기존 총판사와 신규 후보군 모두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향후 데커스의 최종 판단에 따라 국내 러닝 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