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저도주 시대에 '20도' 역발상…"고도수 팬덤은 확실하다"
순한 소주 시대 '처음처럼 클래식' 승부수…차상윤 롯데칠성 매니저 인터뷰
"20주년 처음처럼, 소주다운 역할 할 때…소비자 경험 넓히는 데 최선"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주류 시장의 대세는 단연 '저도주'다. 소주업계가 경쟁적으로 알코올 도수를 내리면서 15도 대 제품까지 나왔다. 바야흐로 '순한 소주' 시대다.
이런 흐름 속에서 롯데칠성음료(005300)는 20도 높은 도수 소주 '처음처럼 진'을 대폭 재단장한 '처음처럼 클래식'을 선보이며 역발상을 택했다. 브랜드 출시 당시인 2006년의 레시피를 재현한 정통 소주를 표방하며 진한 맛을 선호하는 애주가의 주심(酒心) 공략에 나섰다.
차상윤 롯데칠성음료 소주BM팀 처음처럼BM 매니저는 12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처음처럼 출시 20주년을 맞아 소주다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저도주가 트렌드이긴 하지만 높은 도수 소주에 대한 고정 수요층도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3조 원 안팎인 국내 소주 시장에서 20도 소주 시장은 약 1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2022년 9월 출시된 '새로'가 1년 만에 누적 판매액 1000억 원을 넘으며 돌풍을 일으킨 점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새롭게 탄생한 처음처럼 클래식은 기존 진 제품과 확연히 결이 다르다. 처음처럼 진이 소주 특유의 강한 알코올 향과 맛을 강조했다면, 클래식은 20도라는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을 전면에 내세웠다.
제품 개발에 앞서 진행한 자체 소비자 조사에서 20도 이상 소주 소비자도 편안한 목 넘김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은 제품 완성도를 위해 식당을 통째로 대관해 식사 분위기를 조성하고, 라벨을 가린 채 소비자 40~50명을 대상으로 시음을 진행했다.
차 매니저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도수 대비 부드럽고 편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레시피가 완성됐다고 생각했다"며 "알코올 향을 줄이고 단맛을 내는 천연 감미료 알룰로스와 쌀 증류주, 대관령 자락의 암반수를 활용해 부드러운 음용감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클래식이라는 제품명에 담긴 의미도 남다르다. 올해로 스무살을 맞은 처음처럼의 발매 당시 도수를 상징함과 동시에 20년 전 사용했던 알라닌·아스파라진·자일리톨 등 첨가물을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재구현했다.
패키지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최초의 녹색병 소주였던 '그린'의 짙은 녹색 위로 금속 빛깔의 은은한 광택이 비춰 '프리미엄 술'이라는 인상을 준다. 종이에 알루미늄 입자를 입힌 증착지를 적용해 조명 각도에 따라 표면이 은은하게 반짝이는 효과를 준다.
차 매니저는 "도수가 25도였던 그린과 20도 처음처럼 프리미엄 제품 모두 진한 녹색을 사용했다"며 "녹색에는 롯데칠성만의 헤리티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리뉴얼의 핵심은 제품군 확장이다. 대중성이 높은 360mL 병 제품을 선보인 데 더해 이르면 내달쯤 200·400·640mL 등 다양한 용량 페트병(PET) 제품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차 매니저는 처음처럼 클래식을 통해 일반 음식점뿐만 아니라 가정 시장 수요까지 모두 흡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는 것도 높은 도수 소주를 주로 즐기는 소비자가 중장년층 남성이라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차 매니저는 "얼마를 팔겠다는 목표보다 소비자가 이 제품을 경험할 기회를 최대한 넓히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며 "처음처럼이 20년간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앞으로도 소주다운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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