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엔 없는 쫄깃함"…신라면 찾던 일본, '너구리'에 반했다[르포]
농심, 코리아 엑스포서 '너구리' 테마 체험존…현지인 "또 사먹을 것"
매운맛·순한맛 투트랙 더해 동물 이미지 선호…K스낵 체험존도 인기
- 황두현 기자
(도쿄=뉴스1) 황두현 기자
"일본에서 먹을 수 없는 맛이어서 더 맛있다" "신라면보다 덜 매워서 먹기 편하다"
16일 오후 도쿄 선샤인시티컨벤션에서 열린 '2026 코리아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다수 일본인은 너구리를 먹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사이타마현에서 온 21살 아야카 씨는 "일본 면은 얇은데 너구리는 면이 두툼한 데다가 뜨겁게 먹어서 매력 있다"고 말했다.
도쿄에 거주하는 30대 도모 씨와 아키 씨는 "신라면은 아주 매운데 너구리는 매운맛과 순한맛으로 나뉘어 있고, 매운맛도 신라면보다는 덜해서 먹기 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지인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보고 코리아 엑스포를 하는 사실을 알고 왔는데 시식까지 할 수 있어 좋았다"며 "(너구리는) 면이 쫀득쫀득해서 맛있다"고 후기를 남겼다.
코리아 엑스포는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케이푸드·뷰티·콘텐츠·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기업과 브랜드가 참여하는 박람회다. 현장에서는 제품 시식과 체험 등 참여형 행사와 유통·수출 등 기업간거래(B2B)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올해는 120개가 넘는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2년째 엑스포에 참여한 농심(004370)은 올해 너구리를 테마로 꾸민 부스를 선보이며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무료 시식 코너와 제품 증정 이벤트에 더해 너구리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존도 마련했다.
농심이 너구리를 신라면을 이을 2세대 브랜드로 육성하는 건 얼큰한맛(매운맛)과 순한맛 두 종류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데다, 일본 정서와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너구리는 여우와 함께 일본의 설화나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친근한 동물이다. 이에 농심은 날카로운 인상의 초기 너구리 캐릭터가 소비자에게 마음을 얻도록 눈이 크고 둥글둥글한 인상으로 개선했다.
실제 엑스포 입구에서 손님을 맞은 너구리 마스코트와 사진을 찍거나 너구리 영상을 시청하는 현지인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정영일 농심재팬 성장전략본부장은 "일본에서는 너구리가 복을 가져다주는 귀여운 이미지라 지난해 연말에 캐릭터를 리뉴얼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어로 너구리를 뜻하는 '타누키'가 일본 3대 우동 중 하나인 '사누키'와 발음이 유사해 오동통한 너구리 면의 강점을 부각하는 효과도 있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너구리 매운맛과 순한맛 비중은 7:3 정도로, 매운맛 비중이 90% 이상인 한국에 비해 투트랙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앞서 만난 도모 씨도 "너구리를 오늘 처음 먹어봤는데 매운 맛이 맜있어서 앞으로 사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내 케이(K) 컬쳐 소비가 확산하는 '4차 한류'가 불면서 라면뿐만 아니라 K푸드를 찾는 세계인이 늘고 있다.
너구리 체험존에서 만난 브라질인 실비아 사 씨는 "드라마와 노래를 통해 한국을 너무 사랑하게 됐다"며 "서울에도 몇 번 갔다 왔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에 있는데 엑스포를 하는 걸 알고 왔다"며 "라면을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농심재팬 부스에는 기업간거래(B2B) 바이어와 도매상(홀세일러) 10여명이 방문해 너구리와 현지 제품의 협업을 제안했다. 정 본부장은 "새로운 인스턴트 라면을 식재료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기업화한 유통 대기업도 상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엑스포 한켠의 K스 낵존에는 첫날부터 방문객이 몰리며 미리 준비한 사흘 치 제품이 일찌감치 동났다. 농심의 새우깡, 꿀꽈배기, 바나나킷뿐만 아니라 약과, 초코파이까지 15여종의 스낵 제품을 조합해 한 번에 맛 볼수 있는 공간이다.
도쿄 유학생인 매장 직원은 "오늘 엑스포도 안 끝났는데 과자가 모두 떨어져 추가 주문했다"며 "일본인들은 초코맛과 같은 달콤한 과자를 좋아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또 "약과는 호불호가 있었지만 의외로 인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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