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정치가 멈춰 세운 홈쇼핑…표류하는 SK스토아 매각
라포랩스, 인수 계약 체결했지만…늦어진 방미통위 구성에 승인 지연
SK스토아 매각 외 안건 산적…"영업력 차이 많이 나" 불안 떠는 직원들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새로운 사업을 할 수는 없고, 일단 겨우 하던 일만 겨우 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스토아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홈쇼핑 SK스토아는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에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모회사 SK브로드밴드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고, 홈쇼핑 방송 매각 승인 기관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계열 홈쇼핑 업체를 스타트업이 인수하는, 이른바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노조의 반대를 차치하더라도, 매각 승인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
방송법에 따라 방송채널사업자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법정 처리 시한은 방미통위에 접수 후 60일,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한해 30일 연장이 가능하다. 라포랩스는 지난 1월 23일 SK스토아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신청했으니, 남은 기한은 이달 23일까지다.
그러나 기한 내 승인은 기대하기 어렵다. 여야의 정치 대립으로 방미통위 위원 구성이 늦어졌고, 지난 10일이 되어서야 위원 1명이 부족한 상태로 첫 회의를 가졌다.
홈쇼핑 회사 1개의 매각 처리 외에도 방미통위에는 주요 안건이 산적하다. YTN의 최다액출자자의 변경 승인도 다시 다뤄야 하고, 개정 방송법 시행에 따라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및 인사 조치도 시급하다.
SK스토아를 포함한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10개 업체의 사업자 승인 유효 기간도 18일 만료됐다. 방송법 개정안에 따라 재승인 만료 후에도 한동안 기존 승인에 근거해 운영이 가능하지만, 불안한 상태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승인 주체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방미통위로 이관돼 혼란이 가중됐다.
당국의 늦어지는 조치에 기업은 움츠러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력에서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며 "협력사들은 대주주가 바뀌면 어떤 것들이 달라지는지 궁금할 텐데, 설명 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원들 불안도 극에 달하고 있다. 라포랩스 측은 구조조정 없이 독립 경영을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지난 1월, 3월 2차례에 걸쳐 인수를 반대하면서 총파업 집회를 진행했고, 현재도 방미통위 앞에서 1인 시위 활동을 지속 중이다.
정치권 각자의 명분으로 출발이 늦어졌지만, 생계가 달려있는 직원들의 삶은 안정이 시급하다.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만큼 속도감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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