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낮추고 브랜드 합치고"…주류업계, '여름 성수기' 전략 재정비
롯데칠성, 라이트 맥주 '클라우드 크러시'…내부 경쟁·저도수 인기 고려
하이트진로, 테라 라이트 이어 제로도 출시…여름 판매량 1년치 좌우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맥주 소비가 급증하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주류업계가 기존 제품 도수를 낮추고 브랜드를 통합 또는 재출시를 고려하며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가벼운 술을 찾는 '소버 라이프' 확산으로 저도수 시장 경쟁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발포주 신제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스타라이트'라는 품명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발포주 품목인 '기타주류' 유형으로 등록을 마쳤다.
발포주는 맥주의 핵심 원료인 맥아 함량 비율이 10% 미만인 술로 진한 풍미보다 탄산의 청량감을 주는 제품이다.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 주류로 분류돼 세율이 낮아 가격도 저렴하다. 도수도 맥주와 비슷하거나 낮아 '가벼운 술'을 찾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다.
오비맥주가 발포주 제품을 고려하는 건 술 소비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더해 음주 문화가 달라지면서 '불황형 상품'으로 꼽히는 발포주 시장에 재진출하는 셈이다.
다만 오비맥주는 맥주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지만 발포주에서는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를 추격하는 입장이다. 앞서 2019년 '필굿'을 내놨지만 현재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롯데칠성음료(005300)는 최근 '클라우드 크러시'를 출시했다. 사실상 2014년 내놓은 대표 브랜드 클라우드에 2년 전 선보인 크러시를 통합한 제품이다.
국내 최초로 귀리(오트) 맥아를 10% 첨가하면서 '가벼운 생맥주'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알코올 도수는 4도로 클라우드(5도)나 크러시(4.5도)보다 낮췄고, 칼로리 함유량도 대폭 줄인 라이트 맥주인 셈이다.
롯데칠성이 클라우드 크러시를 선보인 건 크게 2가지 이유다. 우선 2013년 출시한 클라우드로 맥주시장 기반을 다졌지만 2년여 전 크러시를 출시하면서 내부 경쟁에 발생했고, 두 제품 수요가 동시에 떨어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국내 맥주 시장이 절주 문화에 맞춰 도수가 낮은 술 위주로 재편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출고량은 2022년 169만㎘를 기록한 이후 2024년 163만㎘까지 줄었지만, 저도수·논알코올 시장은 성장하는 추세다.
하이트진로(000080)는 대표 맥주 테라보다 칼로리를 삼분의 일가량 낮춘 '테라 라이트'를 2024년 7월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1000만병 판매되며 조기 안착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계열사 하이트진로음료를 통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테라 제로'를 출시하며 저도수·논알코올 라인업을 완성했다.
올해는 4월 중순부터 20도를 오르내리며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맥주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통상 맥주 소비량은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6월부터 소비가 늘기 시작해 9월까지 오름세가 이어진다. 이 기간 판매량이 1년 치의 40%를 넘을 만큼 '골든타임'으로 꼽힌다.
나아가 10월 이후 연말까지 여름철 섭취한 맥주를 다시 찾는 경향이 있는 만큼 4~5월 마케팅이 1년 농사를 판가름하는 셈이다.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모델 카리나를 클라우드 크러시 신제품에도 선보이며 맑고 청량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출시 7주년을 맞아 손흥민을 신규 모델로 선발하고 한정판 제품과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과 같은 음주 문화가 사라졌지만 1인 가구 증가, 홈술 문화 확산으로 가벼운 술은 꾸준히 팔릴 것"이라며 "올해는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까지 열리면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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