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안 팔리니 원료사도 '울상'…주정기업 실적 일제 악화

희석식 소주 출고량 매년 감소…주정기업 실적 동반 하락
대형기업에 지역소주·전통주 내리막…술 소비 감소 직격탄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소주가 진열돼 있다. 2024.6.27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절주 문화와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내수 침체로 주류뿐만 아니라 주정(酒精)기업 실적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와 같은 높은 도수 술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주정은 소주의 주성분으로 곡물을 원료로 만드는 식음용 에탄올이다.

창해에탄올·풍국주정 등 주정사, 관련 실적 줄줄이 하락

20일 각 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창해에탄올(004650)이 지난해 거둔 매출은 1033억 원으로 전년보다 25억 원(2.5%) 줄었다. 영업이익도 4억 원(2.2%) 감소한 174억 원으로 집계됐다.

풍국주정공업(023900)의 지난해 매출은 1635억 원으로 전년보다 72억 원(4.6%) 늘었지만 외려 주정사업부 매출은 같은 기간 43억 원(7.1%) 줄어든 56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주정 외 가스·수소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진로발효(018120) 매출도 998억 원으로 17억 원(1.7%) 감소했다.

주정은 공급기업이 제한돼 있고 대부분의 물량을 대한주정판매 1곳을 통해 주류회사에 공급하고 있어 실적이 안정적인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전방산업인 소주를 비롯해 술 소비가 줄면서 역성장하고 있다.

실제 국세청에 따르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20년 87만 4537KL에서 2024년 81만 5712KL로 4년 만에 6.7% 줄었다. 같은 기간 맥주 출고량이 4.5%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소주 시장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000080)가 지난해 거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4985억 원, 1723억 원으로 3.9%, 17.2% 감소했다. 처음처럼과 새로를 운영하는 롯데칠성음료(005300)의 주류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도 1년 만에 7.5%, 18.7% 줄었다.

소주 출고량 매년 하락세…대형 주류기업에 지역 기업도 '흔들'

지역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거나 전통주를 제조하는 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경남·부산지역 소주기업 무학(033920)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2억 원으로 전년보다 67억 원(39.6%) 급락했다. '백세주'로 유명한 국순당(043650)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8억 원으로 전년(-22억 원)보다는 줄었지만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도수가 높은 술 소 소비를 줄이거나 커피나 차 등 다른 음료로 대체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주류산업이 악화하고 있다. 술을 권하던 직장인들의 회식 문화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달라졌고, 1인 가구가 늘면서 단체 술자리가 줄어든 점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성인이 된 20대를 중심으로 소주와 같은 전통적인 고도수 제품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논알코올 제품 등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미미해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