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페트 재고 바닥 보인다…'고유가 공포'에 식품업계 초긴장
유가 급등에 포장재·페트 수급 차질 가능성…식음료업계 '나프타 쇼크' 현실화
재고 1~3개월 비축분 있지만…"전쟁 장기화 시 버티기 힘들어"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식음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포장재와 페트병 원료인 석유화학 제품의 수급 불안 우려까지 커지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가 상승 여파가 식음료업계 전반으로 번지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페트병과 포장지 등에 사용되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화학원료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포장재 단가 인상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의 주요 원인으로 나프타 수급 불안을 지목하고 있다. 중동 사태 이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나프타 원료 확보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나프타 가격도 이란 사태 이전 톤당 600달러 수준에서 최근 1100달러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파라자일렌(PX)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출발 원료로 수급이 흔들릴 경우 플라스틱과 포장재 생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료 조달이 지연되면 생산 차질로 이어지며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공급 안정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통상 포장지 재고를 1개월 반가량 보유하는데 상황이 길어지면 재고로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부터는 원가 부담이 한 번에 반영되면서 비용 압박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음료업계 역시 영향권에 있다. 캔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페트(PET) 용기를 사용하는 구조상 포장재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PET는 나프타 기반의 에틸렌과 파라자일렌(PX)에서 생산되는 만큼 유가 상승 시 원재료 가격이 직접 연동될 수밖에 없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현재 PET·PE 등 폴리머 재고는 약 3개월 수준으로 당장 공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에도 전쟁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원료 확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중동 전쟁으로 수급 불안을 겪고 있는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한시 지정하고 공급망 피해 기업에 대해 1조 5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전날 "최근 공급망 리스크가 높아진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한시 지정하겠다"며 "나프타 수급 동향과 기업의 애로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체 수입선 확보, 수출 제한 등 적극적인 조치들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 대응에도 불구하고 중동 정세에 따라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지원이 일부 부담을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공급 상황이 안정돼야 한다"며 "전쟁 변수에 따라 업황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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