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감소에 실적 악화까지…식품업계 고용 규모 일제히 '축소'

롯데·CJ·농심 등 대형 식품사 직원 수 감소…희망퇴직 등 여파
원가 부담에도 제품 가격은 내려…"식품업계 안정적 옛말"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6.2.19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소비 감소로 실적이 급락한 식품업계가 외형 줄이기에 나섰다. 원가 상승 부담에 더해 물가 안정 기조로 제품 가격까지 인하하면서 고용 규모 축소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과·음료·라면·가공식품 기업들, 최대 수백명 씩 고용 인원 줄어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형 식품기업들의 고용 인원이 일제히 감소했다.

롯데웰푸드(280360)의 직원 수는 5825명으로 전년 대비 724명(11.1%) 감소해 가장 규모가 컸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005300)의 직원은 5217명으로 1년 전보다 499명(8.7%), CJ제일제당(097950)은 8232명으로 155명(1.8%) 줄었다. 제과·음료·가공식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외형이 축소된 것이다.

라면업계 1위 농심(004370)의 직원 수도 1년 전보다 34명(0.6%)이 줄어든 5501명으로 나타났다. 오뚜기(007310)도 1년 동안 72명 줄어 지난 연말 기준 3388명이 근무했다.

다만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넘어선 삼양식품(003230)은 지난해 말 기준 3025명의 직원이 근무해 2024년 말보다 635명(26.6%) 늘었다.

식품업계 종사자 수가 줄어든 주된 이유는 업황 악화에 따라 기업들이 잇따라 조직 슬림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861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보다 15.2%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도 각각 18.8%, 30%씩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에 더해 주류(하이트진로)·제빵(SPC삼립) 기업들도 실적 하락을 겪고 있다.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2026.3.18 ⓒ 뉴스1 황기선 기자
실적 악화에 잇따라 희망퇴직…제품 가격 낮추며 채용 확대도 어려울 듯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각각 지난해 4월과 11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두 곳 모두 중간 실무자급인 1980년 이전 출생자 및 근속 10년 이상 임직원이 대상으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도 지난달 윤석환 대표가 임직원에게 "사업 모델과 조직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이 외에도 빙그레·파리크라상·코카콜라음료 등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같은 고용 축소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 원가 부담이 일제히 커졌지만 외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제품 가격은 인하하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4개 라면업체는 일부 제품 가격을 4.6~14.6% 인하했다. CJ제일제당·대상·동원F&B 등 6개 식용유 업체도 평균 3~6% 제품 가격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전망이 불투명해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기도 쉽지 않다"며 "식품업계가 안정적이라는 것은 옛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