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외길 신세계그룹,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도전…성공할까

B2C 커머스, B2B 클라우드 사업 동시 영위하는 아마존 모델
대대적인 돈, 인력 투입해 노하우 쌓아야…"장기전 각오"

(왼쪽부터) Ioannis Antonoglou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TO, Misha Laskin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사장).(신세계그룹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신세계그룹이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업에 뛰어든다. 상품 추천 및 결제·배송, 재고 관리까지 모두 담당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미래 유통업을 선도할 뿐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부터 맞춤형 AI 설루션까지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로 '이마트 2.0'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부지 선정·인허가 및 운영…리플렉션 AI, 기술 제공

신세계그룹은 16일(현지시간) 리플렉션 AI(Reflection AI)와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맺고, 국내 최대 규모(250MW)의 AI 데이터 센터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센터 건립에 10조 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추정한다.

우선 AI 데이터 센터 부지 선정과 관련 인허가, 펀딩 등은 대형 건축물 설립 경험이 풍부한 신세계프라퍼티가 전문성을 갖고 추진한다. IT전문 계열사 신세계I&C는 AI 데이터센터 운영과 개발에 참여한다.

리플렉션 AI는 센터 설계 등 건립을 위한 단계에서 기술적 역할을 맡게 된다. 이후 운영 부분에서도 자사의 '오픈 웨이트 AI 모델'을 활용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센터 건립과 운영 모든 부분에서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가 각자 전문성 살려 역할을 분배해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책임지는 커머스 사업…유통 사업 업그레이드

신세계그룹이 데이터 센터 건립을 통해 지향하는 사업 모델은 '한국판 아마존 웹 서비스(AWS)'으로 관측된다. AWS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B2C 커머스 사업과 함께 B2B 영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우선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몰에서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골라주고 결제 배송까지 책임지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방침이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지원하는 독립적인 시스템을 일컫는다.

실제로 AWS 마켓플레이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 콘텐츠 생성에서부터 데이터 분석, 고객 서비스, 문서 처리 등 비즈니스 프로세스, 보안 및 규정 준수, 개발자 도구 등 사실상 유통 전 과정에 걸쳐 AI가 인간을 대신해 작업을 대신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그동안 축적해 온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쇼핑패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집단 지성 시스템인 AI 기술을 도입하는 건 가능하다"고 밝혔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AI 클라우드 사업 도전…후발주자 한계 극복할까

무엇보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신세계그룹이 내수 시장 위주의 유통업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세워 AI 클라우드 사업에도 도전한다는 데 있다.

신세계그룹은 AI 데이터 센터를 '풀 스택(Full-Stack) AI 팩토리'로 완성해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풀 스택은 사용자에게 보이는 프론트엔드와 데이터 처리 및 서버를 담당하는 백엔드 영역을 모두 다룰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한다. AI 관련 모든 인프라와 기술을 다루겠다는 취지다.

이에 초대형 데이터 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 센터를 사용하는 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AI 클라우드 대여부터 맞춤형 AI 모델 제공까지 각자의 목적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선 안정적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 확보가 필수적인데, GPU 분야에서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엔비디아로부터 GPU를 공급받기로 했다.

관건은 결국 돈과 인력 그리고 경험이다.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해 필요한 조 단위의 자금을 외부에서 수월하게 융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게다가 해당 사업은 바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고, 오랜 기간 적자를 견뎌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오래전부터 AI 사업에 깊숙이 진출한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도 관련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노하우가 전무한 후발주자인 신세계그룹으로선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고 짚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