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다음은 K-탈모"…기술력 입증 후 북미 공략 박차

그래비티 7만 병 수출 오더·리필드 110억 투자 유치

그래비티샴푸는 최근 약 5000km를 횡단하는 미국 투어 'GRABITY ROUTE AMERICA 2026'을 진행했다.(그래비티샴푸 제공)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색조와 스킨케어로 글로벌 시장을 확장해 온 'K-뷰티'가 이제는 기능성 두피·탈모 케어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탈모를 '치료'가 아닌 '일상 루틴'으로 재정의한 한국 브랜드들이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루틴 설계'와 '기술 기반 경험'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그래비티, 5000km 美 횡단…'체험'이 '주문'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 기반의 'K-헤어케어' 브랜드 그래비티샴푸는 지난달 6일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조지아, 버지니아, 메릴랜드, 뉴욕 맨해튼, 워싱턴 D.C. 등 6개 도시를 거쳐 약 5000km를 횡단하는 미국 투어 '그래비티 루트 아메리카 2026'(GRABITY ROUTE AMERICA 2026)을 진행했다.

'선체험 샘플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운 홍보 전략이었다. 약 1만 명의 현지 소비자를 직접 만나 제품을 체험하게 했고 준비한 샘플은 종료 전 전량 소진됐다. 그 결과 그래비티샴푸는 현장에서 7만 병 규모의 신규 수출 오더를 확보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제품이 일시 품절되기도 했다.

특히 탈모·두피 케어 관심이 높은 40대 이상 소비자층에서 반응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체험 후 재방문 구매, 지인 추천 구매 사례가 이어지며 '체험→구매→재구매' 구조가 확인됐다.

아마존에서도 판매 중인 그래비티샴푸는 온라인에서 수요를 확인하고 오프라인 체험으로 전환 구조를 검증하는 단계적 전략을 택했다. 그래비티샴푸는 올해 하반기 북미 온오프라인 유통 확대 전략을 본격적으로 구체화할 방침이다.

리필드, 110억 투자 유치… "구조에 베팅했다"

탈모·두피 케어 브랜드 리필드는 최근 11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선도했으며, 기존 투자사인 아모레퍼시픽과 하나벤처스가 재투자에 참여했다. 이 외에도 KT인베스트먼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디캠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연속 투자'다. 단기 매출이 아닌 성장 구조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리필드는 최근 2년 연속 3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리필드는 확보한 자금을 △특허 성분 기반 기술 고도화 △북미 중심 글로벌 확장 △핵심 인재 영입 △브랜드 신뢰도 강화를 위한 마케팅에 투입할 계획이다. 공격적인 외형 확대 대신 검증된 루틴 모델을 중심으로 단계적 확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리필드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치료'가 아닌 '일상 관리'다. 한미중 3개국 특허를 받은 독자 성분(cADPR)을 기반으로 100만 건 이상 축적된 데이터를 결합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두피 스캔 디바이스를 통해 소비자가 자신의 두피 상태를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단순 기능성 샴푸 판매와 달리 반복적인 브랜드 경험을 유도하는 모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탈모 '의료적 문제'가 아닌 '일상 관리 영역'으로 이동

두 사례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탈모를 의료적 문제에서 일상 관리 영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탈모 제품은 병원 처방이나 일회성 기능성 제품 중심이었다. 반면 최근 K-탈모 브랜드는 '욕실 루틴'을 설계한다. 데이터 기반 진단, 반복 사용 구조, 체험 중심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색조와 스킨케어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면 다음은 기능성 두피·탈모 영역"이라며 "기술·데이터·체험을 결합한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