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묶이고 전쟁 리스크까지…K-푸드 '엎친 데 덮친 격'

중동 수출 5년 새 2.1배 성장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불확실성 확대
고유가·고환율에 흐름에 수익성 우려…물가 안정 압박에 가격 인상도 부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2.24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고물가 장기화 속에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까지 이어지며 가격 인상 여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식품업계의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美-이란 전쟁 리스크에 긴장하는 K-푸드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는 가운데 식품업계는 중동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은 최근 K-푸드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신흥 시장으로 수출 확대 흐름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정세 불안이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K-푸드의 중동 수출은 2020년 2억 달러(약 286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4억1000만 달러(약 5886억 원)로 5년 새 2.1배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식품업계도 할랄 인증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동 시장 진출의 필수 요건으로 꼽히는 할랄 인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원재료 관리부터 생산 공정까지 현지 기준에 맞춰 재정비하는 등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되면서 불확실성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그간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확대하고 할랄 인증 취득 및 현지 유통망 구축 등 선제적 투자를 이어왔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금 회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확대에 맞춰 할랄 인증과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온 상황에서 정세 변수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단기적인 충격이 장기화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사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3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6원 상승한 1462.3원에 개장했다. 2026.3.3 ⓒ 뉴스1 최지환 기자
고유가·고환율 변수까지…식품업계 경영 불확실성 확대

여기에 원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식품업계는 국제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물료비는 물론 원재료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환율 변수도 부담이다. 3일 원·달러 환율이 26.4원 급등하며 장을 마감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과 위험회피 심리까지 겹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밀·옥수수·대두 등 식품업계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상승해 기업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제는 기업 입장에서 가격 전가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며 가격 동향을 면밀히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품기업의 가격 인상은 사회적 부담으로 직결되는 사안이 됐다. 원가가 상승하더라도 이를 판매가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고유가라는 삼중 변수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식품업계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며 "원가 부담은 확대되고 있지만 가격 조정은 쉽지 않아 수익성 압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