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빨간불 식품업계…정부 물가 관리 기조에 가격 인상 '눈치'

주요 식품사 6곳 수익성 흔들…내수 비중 높을 수록 수익성 영향
올해도 강달러 계속되는데…정부 물가 관리 기조에 가격 인상 제한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를 한층 강화하면서 식품업계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원가 부담과 환율 상승으로 실적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지만 가격 인상은 곧바로 물가 자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식품사 실적 악화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들의 수익성은 최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다.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강달러 기조까지 겹치며 영업이익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주요 식품기업 10곳 중 절반 이상이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30% 이상 실적 변동 공시 요건에 해당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097950)·오뚜기(007310)·롯데웰푸드(280360)·롯데칠성음료(005300)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전년 대비 실적 변동을 이유로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SPC삼립은 매출이 1.7%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이 59.2% 급감하며 변동 폭이 가장 컸다. 롯데웰푸드 역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30.3% 줄었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또한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각각 15.2%, 20.2% 감소했다.

다만 수출에서 두각을 보이는 일부 기업들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오리온은 매출이 7.3%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2.7% 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고 풀무원 역시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며 영업이익 감소를 제한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냉동채소 코너 모습. 2026.2.4 ⓒ 뉴스1 김민지 기자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가격 인상 눈치

이처럼 내수 중심 식품기업들은 수익성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맞물리며 경영 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으나 가격 조정은 제한되면서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수익 구조 약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최근 불공정거래 점검팀을 구성해 생활물가 전반에 대한 관리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품목별·제품별 가격 인상률과 국민 생활 밀접도 등을 기준으로 점검 대상을 선정하고 국제 가격 대비 국내 가격 수준이나 원재료 가격 변동과의 괴리 여부 등을 함께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물가 안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가격 조정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가격 인상은 물론 정상적인 가격 조정 과정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상 등 일부 업체는 이 같은 기조에 선제적으로 주표 제품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가격 인하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가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와 동결이 반복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들은 수익성 부담이 누적되면서 경영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기업 체력 약화가 내수 시장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