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관객 수요일로 몰릴라…'문화가 있는 날' 확대 추진에 극장가 속앓이
주말 관객도 '수요일'로 몰릴 우려…객단가 낮아질까 노심초사
총 관객 수 늘어 날지 의문…티켓 매출 줄면 극장 및 배급사 영향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부가 한 달에 한 번 시행하던 '문화가 있는 날'을 매주 한 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영화관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속앓이하고 있다.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을 마련하거나 '문화가 있는 날'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9일까지 '문화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진행한다. 개정안에는 문화기본법 시행령 제8조 제3항에 명시된 문화가 있는 날을 기존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이번 개정의 취지로 국민들이 일상에서 보다 쉽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 분야가 대상이지만, 대중적 접근성이 좋은 영화 분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주요 극장들은 문화가 있는 날마다 시간대를 제한해 2D 영화 관람료를 7000원으로 책정해 왔다. 이는 정부 보조 없이 민간이 자발적으로 제공해 온 할인 혜택이다.
문제는 문화가 있는 날이 매주로 확대될 경우, 이 같은 할인 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다. 현재 정부와 업계는 민간 참여 방식과 비용 부담 구조를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가에서는 잦은 할인 확대가 객단가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객단가는 관객 1인당 평균 지출 금액을 의미한다. 할인 적용 횟수가 늘어날수록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문화가 있는 날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요금이 높은 주말 관람 수요가 분산돼 전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말 수요가 할인 혜택이 적용되는 매주 수요일로 몰릴 경우, 관람객 수 자체는 늘지 않으면서 매출만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문화 향유 인구 확대라는 정책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할인 확대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려면 신규 관객 유입이 뒤따라야 하지만, 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극장과 배급사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티켓 매출은 극장과 배급사가 나눠 정산하는 구조인 만큼, 수익성 악화는 극장뿐 아니라 배급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존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정부 지원이 없었던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부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한 달에 네 차례 동일한 극장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대체 방안을 마련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극장가는 정책 취지를 살리면서도 업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정안'을 기대하고 있다.
영화관 업계 관계자는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는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간의 할인 혜택 역시 극장과 배급사에 부담이 누적되는 방식이었다"며 "일정 부분 정부 지원이 병행된다면 정책 취지를 살리면서도 충분한 관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민간 모두 국민들의 영화 관람 확대를 목표로 하는 만큼 조만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입법예고에 앞서 민간과 충분한 사전 논의가 이뤄졌다면 현재와 같은 혼선과 우려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는 '문화가 있는 날'이 영화관 할인 등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반복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체부는 5일 "시민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영화관 할인 등을 월 4회로 늘리는 것이 아닌 매주 다른 형태의 문화행사와 기획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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