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공항에서도 돈 번다"…면세점, '승자의 저주' 벗어나 실적 개선

롯데·현대, 40% 낮은 임대료에 인천공항 사업권 눈앞
면세점 4사 수익 개선 뚜렷…업황 침체 가능성은 숙제

민족 대명절 추석인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5.10.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과도한 임대료 부담으로 적자를 키웠던 면세업계가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재선정을 계기로 긴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면세 업황 자체의 전망이 아주 밝진 않다는 점에서 축포를 터트리기보다는 경쟁력 키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서 롯데면세점은 DF1 사업권의 여객 1인당 임대료로 5345원을, 현대면세점은 5132원을 제시했다. DF2 사업권에선 현대면세점이 5394원을 써내 롯데면세점(5310원)을 소폭 앞섰다.

이는 2023년 입찰에서 사업권을 획득한 신라·신세계면세점과 비교해 약 40% 낮은 수준이다. 당시 DF1을 낙찰받은 신라면세점은 8987원, DF2에서 신세계면세점은 9020원의 객당 임대료를 제시해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0% 싸게 들어가는 롯데·현대…고정비 부담 털어낸 신라·신세계

이번 입찰에는 신라·신세계 및 외국계 면세점이 참여하지 않아 경쟁 강도가 낮았고, 과도한 낙찰가로 면세사업권 반납 사태까지 이어진 2023년 입찰의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보수적인 베팅이 이뤄졌다.

업계는 임대료가 크게 낮아지면서 롯데·현대면세점이 인천공항 사업장에서 사업 1년 차부터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신라·신세계의 면세사업권 반납 당시 법원이 권고한 강제조정안(임대료 25~27% 인하)이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한 기준점이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면세사업권을 반납한 신라·신세계면세점도 임대료 부담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영업이 종료되는 4월부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각 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연간 판매비·관리비 중 공항 임차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신라면세점이 42%, 신세계면세점이 45%에 달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복(福) 글자를 새긴 친환경 '포춘백'을 들고 쇼핑을 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9/뉴스1

면세업황이 회복 추세인 점도 긍정적이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2019년 3530만 명이었던 국제선 이용객 수(출발 기준)는 코로나19 이후 2021년 160만 명까지 급감했지만 2025년 3680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업황 개선 및 과도한 공항 임차료 문제가 해소되면서 실적도 턴어라운드를 앞뒀다. 현대차증권은 신라면세점이 지난해 4분기 165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올해 1분기 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면세점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40억 원, 신세계면세점은 780억 원의 흑자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 침체 가능성 여전…"수익성 개선에 방점"

다만 기존에는 면세점 위주였던 해외 관광객의 쇼핑 패턴이 최근 로드샵 등으로 바뀐 점은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어진 원화 약세 기조도 면세점 실적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 만큼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면세점 소비 수요 및 구매력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는 출국자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실제 매출액은 당시의 절반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 출국자 수는 2024년 3530만 명에서 2025년 3680만 명으로 약 4% 증가했지만,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2% 감소했다.

이에 면세업계는 올해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을 반납하는 신라·신세계의 경우 시내점을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중국 관광객 수요가 눈에 띌 정도로 크지 않고 다이궁으로 인한 매출 확보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면세업 자체의 사업 경쟁력이 과거와 같지 않은 만큼 당장의 밝은 전망에 기대감을 늘리는 것보다는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