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세' 언급에 식품업계 화들짝…"소비자 부담·고용감소 이어질 것"

"세금 도입 다방면 여론 수렴해야…쌀밥에도 세금 적용할 건가"
"빵집 등 영세 자영업자 타격…제품 가격 영향으로 부정적 도미노 현상"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배지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세' 도입을 언급하자 식음료 업계가 한목소리로 당혹감을 드러냈다. 비만의 원인이 설탕만의 문제가 아닌 상황에서, 설탕세 도입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엑스(X·구 트위터)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는 어떠시냐"고 전했다.

전날(27일)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은 국민 10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서 설문조사에 참여한 80.1%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했다. 탄산음료 과세에는 75.1%, 과자·빵·떡류에는 72.5%가 찬성 의사를 보였다.

설탕 부담금이란 설탕이나 감미료 등 당류가 첨가된 청량음료 등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주로 음료 제품에 부과돼 '청량 음료세' 또는 '설탕 음료세'라고 불린다.

서울 도심의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되어 있다. /뉴스1 ⓒ News1
"쌀밥에도 세금 부과할 건가…제품 가격에 영향 줄 수밖에 없어"

업계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세금 도입은 좀 더 다방면의 여론을 수렴하고, 업계 이야기도 들어보면서 논의해야 하는데 여론조사 하나로 도입을 언급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비만이 원인이라면 기준을 어디까지 적용할 것이냐는 지적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과 당뇨 때문에 세금을 부과하면 한식에 나오는 쌀밥, 짜게 나오는 국에도 세금을 부과할 것인가"라며 "각종 음료수, 단순한 케첩이나 마요네즈, 소주에도 설탕이 들어가는데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국내 상황에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인 카페, 개인 빵집, 각종 음식점에서도 설탕을 다 쓴다"며 "영세 사업자들에게 설탕 쓰지 말라고 하면, 사카린 같은 화학 대체품을 쓰거나 맛없게 만들 수밖에 없는데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올린 세금은 결국 소비자들 지갑 사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설탕세가 도입되면 가공식품, 음료 등 결국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 가격 인상으로 인한 매출 감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성장 둔화, 고용감소 등 부정적 현상이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설탕 섭취로 인한 국민 건강권 문제 및 지역·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