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 '슈가'는 연대와 희망의 이야기…1형당뇨 환우에 용기 주고파"
실존 모델 김미영 대표 인터뷰…"환우회는 제 원동력"
롯데웰푸드, 환우회에 '무설탕' 제로 브랜드 후원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영화 '슈가'에서 엄마 미라(최지우 분)는 1형당뇨를 앓고 있는 아들 동명(고동하 분)에게 "설탕은 우리에게 독약"이라고 거듭 말한다.
자가면역체계 이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1형당뇨 환우는 설탕이 과하게 들어간 과자를 먹을 경우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어 위험하기 때문이다. 당은 에너지원으로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이지만 지나치게 많으면 독이 될 수 있다.
영화 '슈가'의 실제 주인공인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환우회)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웰푸드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친구들이 다 먹는 것을 혼자 먹지 못하게 하니까 아이가 늘 싫어했다"고 회상했다.
영화 속 동명이도 좋아하는 떡볶이를 먹지 못하게 하는 미라와 갈등을 겪는다. 어린 나이부터 '먹는 즐거움'을 제한당한 1형당뇨 환우는 폭식 등 섭식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일명 '당뇨다식증'(diabulimia)이다.
김 대표는 "못 먹게 하는 것보다 차라리 인슐린 주사를 여러 번 맞더라도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며 "같은 맛인데 혈당을 더 안정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음식이 있다면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2월 10일 환우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설탕 대신 대체당 '말티톨'을 사용한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 제품 20종을 후원하고 있다. 1형당뇨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온·오프라인 홍보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말티톨을 쓴다고 혈당이 아예 오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른 모든 음식처럼 제로 브랜드 제품도 먹은 뒤엔 혈당이 다소 오르지만 인슐린 약효(2~3시간)가 지난 뒤엔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뒤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김 대표는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면 실시간으로 혈당 추이를 볼 수 있고 조금이라도 혈당이 덜 오르는 음식을 365일 찾다 보니 어떤 게 좋은 음식인지, 나쁜 음식인지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다"며 "제로 과자들은 뒤끝이 없어서 환우회가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특히 '보통 사람들과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1형당뇨 환우에게 큰 소속감과 안정감을 준다. 김 대표는 "다름으로 살 것인가, 사회 속에서 같이 동화돼서 살 것인가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그런 점에서 최근 '헬시 플레저' 트렌드로 인한 저당·무당 제품들의 출시는 환우회 입장에서 반가운 사회 변화다.
영화 '슈가'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한 개인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김 대표는 "처음 영화 제작 소식에 부담감도 있었지만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감독님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김 대표는 1형당뇨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요청에 해외에서 연속혈당측정기를 대신 구입해 제작해 주다 고발당해 검찰 조사까지 받는 고초를 겪었다.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만도 17번이다.
억울하고 두려웠던 당시 김 대표를 지탱해준 힘은 환우회였다. 김 대표는 목멘 목소리로 "탄원서도 많이 써주시고 많은 분들이 제가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해주셨다"며 "어디를 가든 저를 응원하고 연대해 주시는 환우회가 제 활동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이가 1형당뇨를 진단받고 '내가 사회적 약자나 환자들에게 너무 관심을 안 가졌구나'라고 반성했다"며 "1형당뇨뿐 아니라 다른 질환을 겪는 환자들의 삶이 어떤 건지 진정성 있게 알아가는 것도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엄지 롯데웰푸드 신성장마케팅팀장은 "영화 '슈가'가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며 "롯데웰푸드는 모두의 건강을 위한 선택지로서 제로 브랜드가 인식되고 건강한 디저트 문화를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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