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는 판결 엇갈린 '담배소송'…1·2심 모두 담배회사 승소
건보공단 상고 의지 표명…심리불속행 기각 가능성도
대법, 2014년에도 담배회사 책임 불인정…해외서는 판결 엇갈려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담배 소송'이 2심에서도 패소 했다. 건보공단 측은 상고를 예고했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담배 소송은 3심까지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전날 2심에서 패소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 (소송을) 한다는 각오로 전략을 다양하게 구상하겠다"며 상고 의지를 표명했다.
담배 회사들은 3심에서도 결론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법원에서는 새로운 사실관계와 증거를 두고 다투기보다는 원심(2심)의 법리적 판단만을 심리하기 때문이다. 심리 없이 서류만 검토해 원심과 같은 결론을 내리는 '심리불속행 기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흡연과 관련해 담배 회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사례가 없다.
2014년에도 흡연자들이 담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은 상고 기각 판결을 내리며 담배회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쟁점이 된 사안은 △담배 제조에 설계상 결함이 있는지 △담배에 표시상 결함이 있는지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 3가지였고, 당시 대법원은 이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2020년 담배 소송 1심에서 재판부가 건보공단 패소로 판결한 이유도 이와 동일하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1976년부터 담뱃갑 옆면에 흡연의 폐해를 경고하는 문구를 새겼고, 담배 회사가 폐해를 고의로 은폐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 6-1부(부장판사 박해빈 권순민 이경훈)도 지난 15일 원고(건보공단)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불법행위가 증명되지 않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는 판단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제기된 담배 소송은 결과가 엇갈린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 담배 회사가 흡연의 위험성을 은폐했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소송이 제기됐고, 일부 담배 회사들이 주 정부들에 천문학적 합의금을 지불하면서 종결됐다.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흡연자 110만 명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약 13조 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담배 회사들이 경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소비자를 오도해 생명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이 환자들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과 프랑스에서는 흡연자들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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