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대법 판결 파장…프랜차이즈 업계 줄소송 우려
"명확한 합의 없으면 부당이득"…피자헛 가맹 점주 손 들어준 대법원
유통마진으로 여겨온 차액가맹금, 분쟁 가능성 커져…업계 긴장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대법원이 차액가맹금을 계약상 근거 없는 부당이득으로 판단하면서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유지돼 온 수익 구조에 대해 대법원이 처음으로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한 만큼 가맹본부의 사업 구조 재편과 유사 소송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대법원 3부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피자헛 본사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가맹점주들로부터 수취한 차액가맹금 215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려면 명확한 계약상 근거와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업계 관행이나 영업상 필요성만으로는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차액가맹금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는지, 산정 방식이 투명했는지, 가맹점주가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동의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취득하는 마진 성격의 금액으로 그간 로열티를 대체하는 사실상 본사의 핵심 수익원으로 기능해 왔다. 물류 운영비와 마케팅비·본사 고정비를 충당하는 재원으로 활용돼 왔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가맹본부의 60% 이상이 차액가맹금 중심의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을 모든 프랜차이즈에 일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차액가맹금의 법적 평가는 개별 계약 구조와 합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피자헛은 로열티를 수취하면서 동시에 차액가맹금을 병행해 받아온 구조였다. 이번 소송에서도 차액가맹금에 대한 별도의 합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부 가맹본부의 경우 차액가맹금을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하지 않은 채 유통마진이나 관행으로 인식해 온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차액가맹금을 별도의 대가가 아닌 물류 거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마진으로 보고 계약상 합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사례도 분명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계약 구조와 무관하게 차액가맹금 수취의 정당성 자체가 문제 될 수 있어 향후 분쟁 발생 시 본사 측 방어 여지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하급심 판단 이후 bhc·교촌치킨·푸라닭·맘스터치·버거킹 등 주요 프랜차이즈의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여기에 이번 대법원 판결로 추가 소송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경우 가맹본부에 미치는 영향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차액가맹금 반환 판결이 확산될 경우 일부 본사는 수십억 원대 현금을 배상해야 해 가맹사업 운영 전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자금 여력이 비교적 부족한 중소 프랜차이즈의 경우 이러한 재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가맹사업 축소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2심 판결 이후 상당수 가맹본부가 계약 구조와 수익 모델을 일부 손본 상태"라면서도 "대법원 확정 판결로 전 계약에 따른 차액가맹금 수취까지 분쟁 대상이 될 수 있어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지거나 추가 소송이 잇따를 경우 장기적으로 가맹본사의 가맹점 지원 축소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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